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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첫 선대위 주재 일성은 ‘반격’…설훈은 "겸손함"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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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3일 국회에서 첫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주재했다. 파란색 점퍼와 파란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회의 30분 전부터 와있던 그는, 가운데 ‘대통령 후보’라고 적힌 자리에 앉은 후 “중간에 앉고 보니 상당히 어색하고 약간은 불편하긴 한데, 앞으로 빨리 적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선후보가 발언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선후보가 발언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변방의 장수’가 처음으로 국회 중앙 무대를 지휘한 이날 회의장엔 송영길 상임선대위원장과 12명의 공동선대위원장이 모두 이 후보와 같은 파란 점퍼를 입고 나타났다. 이들은 회의 직전 “대한민국 대전환, 새로운 대한민국 이재명은 합니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첫 일성은…대장동 반격ㆍ추가 재난지원금 추진ㆍ언론 비판

그러면서 시작된 이 후보 주재 회의는 ‘이재명은 합니다’란 구호처럼 추진력과 공세에 방점을 뒀다.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 “민간개발 이익을 나눠 가졌던 부패 세력들이 갑자기 태도를 돌변해서 왜 공공개발 100%로 하지 않았느냐고 억지주장과 적반하장 식 공세를 일삼는다”며 “위기는 기회다. 저들이 부당한 주장하고 공격할 때가 우리가 반격할 기회”라고 말했다.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선후보,송영길 당대표,윤호중 원내대표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선후보,송영길 당대표,윤호중 원내대표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어 “부동산 대개혁 환경이 만들어졌다. 보수언론도 부패한 정치세력도 공공이익 환수하는 것에 결코 반대할 수 없을 것”이라며 “‘부동산 불로소득은 반드시 국민에게’라는 원칙을 지킬 수 있는 온갖 제도들 만들거나 강구해주길 원내 의원들께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1차 선대위 회의에서 첫 번째로 드리는 당부”라고 강조했다.

여권 내에서도 논란이 있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도 재차 주장했다. 특히 이날 회의 직전 김부겸 국무총리는 한 라디오에서 “당장 재정은 여력이 없다”며 이 후보의 제안을 거절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이 후보는 “국민 민생을 보살핀다는 측면에서, 전 국민의 삶을 보살피고 경제도 활성화할 수 있는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 문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한 말씀만 더 드리겠다”며 “국가부채 비율이 크게 장애가 안 된다는 사실을 우리가 인지할 필요가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국가채무 비율을 이유로 난색을 보이는 재정 당국을 직격하는 주장이다.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송영길 상임선대위원장 등 공동선대위원장들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송영길 상임선대위원장 등 공동선대위원장들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언론과 야당 의원에 대한 비판 공세도 강화했다. “헌법은 언론을 각별히 보호하고 있는데, 고의로 가짜뉴스 살포하면서 민주주의 토대 허무는 행위가 발생하고 있다”며 “언론의 명백한 가짜뉴스에 대해 상응하는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이 범죄 특권이 되고 있다”며 “면책특권 제한도 생각해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경쟁 의원들 “원팀 돕겠다”…설훈은 “후보들 다 고만고만”

이 후보의 말이 끝난 뒤엔 선대위원장들의 환영사와 격려사가 이어졌다. 먼저 당 대표인 송영길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번 정기국회가 '이재명표 민생개혁 국회'가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입법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공공개발이익환수법안과 반도체 관련 특별법 등을 언급했다.

경선에서 경쟁했던 의원들은 자신의 역할을 강조했다. 균형발전위원장을 맡은 김두관 공동선대위원장은 “중앙과 지방 정부가 상생하는 균형발전을 이재명 정부에서 완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청년과미래정치위원장을 맡은 박용진 공동선대위원장은 “젊은 정치인들과 새로운 에너지를 응집하는 역할을 맡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낙연ㆍ정세균 캠프 출신 의원들도 저마다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힘을 보탰다. 이낙연 캠프 출신 홍영표 공동선대위원장은 “4기 민주정부, 이재명 정부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고, 정세균 캠프 출신 김영주 의원도 “민주당 정권 재창출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 유튜브 캡처

설훈 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 유튜브 캡처

다만 이낙연 캠프에서 이 후보와 각을 세웠던 설훈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국민은 첫째로 진실하고 겸손한 대통령을 뽑을 것이고, 그 다음에 추진력을 따질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 후보에게 '진실함과 겸손함'을 요구했다. 진실함과 겸손함은 이낙연 전 대표가 종종 자신에 대해 설명할 때 썼던 말이다. 그래서 당 내에선 "아직 앙금이 완전히 가신 건 아닌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설 위원장은 또 “지금 나와 있는 후보들 보면 큰 차이 있는 거 같지 않고, 다 고만고만한 장점이 있다”며 “우리가 얼마나 후보를 잘 내세워 국민께 호소해내느냐에 따라서 성공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박근혜 정부때 게임 산업 차질”…“나는 웹툰 볼 것”

이날 오후엔 ‘만화의 날’에 맞춰 경기 부천테크노밸리 U1센터에서 웹툰 작가들과 간담회를 했다.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약세인 2030 청년 지지층을 겨냥한 행보의 성격도 띠었다.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을 그린 장성락 작가 등 주로 2030에 소구력 있는 젊은 작가들이 간담회에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3일 경기도 부천시 부천테크노밸리 U1센터에서 진행된 ‘K-웹툰의 역사를 다시 쓰는 웹툰작가들과 만나다’ 간담회에 참석해 웹툰 작업을 직접 체험해 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3일 경기도 부천시 부천테크노밸리 U1센터에서 진행된 ‘K-웹툰의 역사를 다시 쓰는 웹툰작가들과 만나다’ 간담회에 참석해 웹툰 작업을 직접 체험해 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작가들과 함께 직접 웹툰도 그리고 전시된 작품도 관람한 이 후보는 웹툰 작가들의 열악한 경제 사정을 언급하며 “문화예술인 기본소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화예술인으로 등록한 사람이 10만명인데, 100만명ㆍ300만명이 돼도 (드는 돈이) 얼마 안 된다”라고도 덧붙였다.

이 후보는 또 “웹툰이 앞으로 상당히 확장 가능성이 높은데, 걱정되는 문제는 약간 네거티브한(부정적인) 인식이 있다”는 것이라며 게임 산업을 예로 들었다. “(국내) 게임 산업이 (예전에) 굉장히 잘나갔는데, ‘ㅂ씨’(박근혜) 정권 때 게임을 마약ㆍ도박ㆍ불량식품과 함께 ‘4대 악’으로 했다”며 “그게 게임 산업에도 차질을 미쳐 중국에 완전히 밀려버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후보는 “저부터 웹툰을 열심히 보도록 하겠다”며 “웹툰은 원자재 수입도 필요 없는 훌륭한 친환경 산업이므로, 정말 집중적으로 키워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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