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그린란드 바다의 거대한 빙산에 '아픈 지구'를 상징하는 그림들이 떠올랐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라이트 아트 익스피디션스'(Light Art Expeditions)가 공개한 사진들은 북극권 그린란드 서쪽 바다의 빙산을 스크린 삼아 띄운 조명예술 작품들이었다.
작품들은 스위스 조명 예술가 게리 홉스테터의 것들로 현재 지구가 겪고 있는 기후변화의 모습을 고발하고 있다. 어두운 북극 바다에 떠 있는 빙산에 얼음이 녹고 있는 그린란드와 남극, 홍수로 바닷물이 차오른 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의 모습 등이 떠올랐다.
우리가 지켜가야 할 지구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북극곰, 깊은 바다의 고래들, 밀림의 개구리도 차가운 빙벽에 모습을 드러냈다.
게리 홉스테터가 기후 변화의 현장인 그린란드의 빙벽에 13장의 '아픈 지구' 그림을 비춘 것은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위한 것이다.
10월 31일 영국 글래스고에서는 120여 개국 정상 등 2만50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COP26을 연다. 13일간 계속되는 이 회의는 코로나 이후 최대 규모의 국제회의다.
COP는 세계의 많은 나라가 기후위기를 논의하기 위해 모이는 국제회의로 첫번째 COP는 1995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렸다. 과거 COP도 모두 중요했지만 이번 26차는 의미가 다르다. 이번 총회 기간에 각국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얼마나 줄일 것인지 세계에 알려야 하기 때문이다.
게리 홉스테터는 빙벽에 흉부 엑스레이 사진도 비추었다. 갈비뼈 사이에 자신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썼다. 그리고는 사망 날짜는 물음표로 표시했다. 자신의 생명이 지구의 기후 변화에 달려 있다고 웅변하는 것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