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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젖은채 한 발 한 발" 치킨배달 리뷰에 모두 울었다, 무슨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비 오는 늦은 밤, 치킨을 배달받고 감동해 별점 7개를 주고 싶다는 한 네티즌의 사연이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30일 한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별점 7개 드리고 싶다는 배달 리뷰’라며 배달 앱 리뷰를 캡처한 사진이 게재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리뷰를 작성한 손님 A씨는 “울지 않고 글을 써보려고 한다”며 “솔직한 감정으로 별점 7개 드리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추적추적 비 내리는 오후 11시50분쯤 주문했기에 일찍 배달될 것이라 생각했다”며 “역시 20분 만에 오토바이 소리가 나서 내 치킨이구나 싶었다”고 했다.

이어 “식구들이 모두 잠을 자고 있어서 (고객 요청) 메시지에 벨을 누르지 말아 달라고 적었는데, 제가 마지막 주문인지 급하게 오셔서 확인을 못 하신 듯 벨을 누르셨다”며 “이에 약간 화가 난 상태에서 1층 문을 열어드렸고, 4층 집 문 앞에 나와 있었다”고 밝혔다.

A씨는 “집에 엘리베이터가 없는데, 기다리다 보니 헉헉대는 거친 숨소리가 울렸고 빗물에 젖어 비벼지는 오토바이 우의 소리가 들렸다”며 “저희 아버지 연세쯤 되시는 분이 빗물에 젖은 채 치킨을 들고 올라오고 계셨고 사장님이신 듯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장님은 한쪽 다리가 불편하신지 한 발 한 발 계단 난간을 잡고 한 손에 치킨을 들고 힘들게 올라오고 계셨고, 숨을 거칠게 쉬고 계셨다”고 전했다.

A씨는 “힘들게 치킨을 건네주시면서 사장님이 ‘더 빨리 가져다 드리고 싶었는데 비가 와서 조금 늦었다’고 하셨다”며 “순간 화도 확 누그러들고 감사한 마음밖에 안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을왕리 치킨 배달 사고를 보고 느낀 점도 많았고, 안전하게 가져다주신 것만 해도 감사하단 생각이 들었다”며 “덕분에 맛있는 주말 밤을 보냈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A씨의 리뷰에 가게 사장은 답변을 남기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사장은 당시 배달이 밀려 몸이 불편한 아버지가 본인 대신 배달을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장은 “엘리베이터가 없는 곳이어서 제가 배달을 갔어야 했는데 그 시간에 주문량이 많아 아버지께서 배달을 가셨다”며 “항상 요청사항 중요시하고 배달하고 있는데 간혹 이런 실수가 발생해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는 소아마비로 인해 한쪽 다리가 많이 불편하시다. 그래서 일반인들보다 계단 오르기가 조금 힘드시다”며 “배달하다가 고객님 리뷰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 지금 답글을 다는 순간에도 뭔지 모르게 눈물이 고인다”고 했다.

그는 끝으로 “요청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지만 정말 좋은 말씀 남겨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는 실수 없는 매장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뭔가 마음이 찡하다” “훈훈한 사연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자영업자는 “저런 고객분들이 있기에 저는 오늘도 장사한다”며 “리뷰를 보다가 눈물이 한 방울 떨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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