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中 "대만 독립은 죽음의 길"…환구시보 "美개입에 무력 쓸 수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대만 해군이 최근 중국의 잇단 무력 위협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대만 북동부 해역에서 실탄사격 훈련을 펼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대만 해군이 최근 중국의 잇단 무력 위협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대만 북동부 해역에서 실탄사격 훈련을 펼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미군의 대만 주둔 사실을 첫 공식 인정한 것과 관련, 중국은 대만을 향해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중국 국방부는 28일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외교부는 “대만 독립은 죽음의 길”이라고 잘라 말했다. 대만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에서 벗어나 군사적 지원 의지를 공개 표명한 미국에 대만이 호응하고 나서면서 대만을 둘러싼 미ㆍ중 갈등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中 국방부·외교부 "대만 독립 반드시 실패" 엄포

탄커페이(譚克非)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28일 ″미국이 대만의 군사력을 업그레이드할 경우 단호히 반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국방망 캡쳐]

탄커페이(譚克非)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28일 ″미국이 대만의 군사력을 업그레이드할 경우 단호히 반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국방망 캡쳐]

탄커페이(譚克非)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미국 일각에서 대만 카드를 꺼내 들어 매우 잘못된 신호를 보냈다. 이는 미ㆍ중 양국 군사관계와 대만 평화안정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친 것”이라고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대만에서 군사력을 업그레이드할 경우 이는 반드시 실패할 것이며 단호한 제재와 반격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미 관계의 정치적 기초다. 중국은 미국과 대만의 어떤 (국가간) 공식 교류나 군사적 접촉도 반대한다”고 선을 그었다. 국방부는 미국 측에 엄정한 교섭을 요청했고 공식 해명을 요구한 상태다.

중국 외교부도 격앙된 반응을 내놨다. 왕원빈 대변인은 “대만 독립은 죽음의 길이고 되돌릴 수 없는 행보”라며 수위를 높였다. 왕 대변인은 “누가 대만 문제를 놓고 ‘협박’을 했는지 국제사회가 똑똑히 지켜보고 있다”며 “나라를 분열시킨 사람은 결코 좋은 결말을 맞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中 환구시보 "무력 사용해 대만 해방시킬 수도" 

차잉잉원 대만 총통은 27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군의 대만 주둔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 [둬웨이 캡쳐]

차잉잉원 대만 총통은 27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군의 대만 주둔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 [둬웨이 캡쳐]

정부의 강경 대응에 중국 관영 매체는 한걸음 더 나아갔다.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대만과 미국은 중국의 마지노선이 엄중하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며 “미군이 대만에 진주하는 것은 마지노선을 돌파하는 것이며 대만해협 전쟁을 촉발하는 가장 위험한 지표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진당(대만 집권당) 당국이 ‘92공식’(九二共識ㆍ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거절하고 국가 주권을 분할하려는 노선을 완고하게 견지해 미국이 대만의 행태를 종용하면 중국은 무력을 사용해 대만을 해방시킬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앞서 미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1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대만을 방어할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27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대만은 많은 유엔국 중 하나”라며 중국을 자극했다. 대만 문제를 미ㆍ중간 ‘레드라인’으로 규정해 온 중국과 마찰을 피하기 위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던 미국이 대만 지원을 공식화하며 거리 좁히기에 나선 것이다. 이에 차이잉원 총통은 대만에 “생각하는 것만큼 많지 않은 수의” 미군이 존재함을 외신과 인터뷰를 통해 처음 공식 인정했다.

美, 중국에 이중적 태도..."우익 세력 통제 약화 요인"

중국 샤먼을 향한 대만 금문도 해안에 모형 탱크가 전시되어 있다. 사진=신경진 기자

중국 샤먼을 향한 대만 금문도 해안에 모형 탱크가 전시되어 있다. 사진=신경진 기자

중국 학계에선 미국의 이중적 태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진찬롱(金燦榮) 인민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의 귀환, 미국의 관세 면제 움직임 등 긍정적인 요소와 대만과의 밀착이 동시에 나타나며 미국의 대중국 정책에 양면성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는 미국 내 우익의 목소리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통제 약화가 하나의 요인일 수 있으며, 미국과 대화 과정에 더 신중해야 하는 상황이란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