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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3분기 실적 잔치…KB와 신한은 ‘4조 클럽’ 눈 앞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국내 5대 금융그룹이 신기록 행진 중이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올해 최초로 당기순이익 ‘4조원 클럽’에 입성할 전망이다. 가계 대출이 많이 늘어난 데다 가계 빚 증가세를 잡기 위해 금리를 높이면서 오히려 은행의 이익이 좋아진 역설적인 상황이다.

서울의 ATM. 연합뉴스

서울의 ATM. 연합뉴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3분기 1조1157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고 26일 공시했다. 올해 1~3분기 순이익은 3조559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7%나 늘었다. 4분기가 남아 있지만 이미 지난해 올린 순이익 총액(3조4146억원)을 넘었다.

리딩금융 자리를 두고 신한과 경쟁하는 KB금융은 앞서 21일 올해 1~3분기 3조7722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KB금융은 올해 3분기에만 1조2979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로써 KB금융은 1~3분기 누적과 3분기 순이익에서 모두 신한금융을 앞서게 됐다.

5대 금융지주 순이익.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5대 금융지주 순이익.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1~3분기에 이미 3조원이 훌쩍 넘는 순이익을 달성한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연말 순이익 4조 클럽에 무난히 입성할 전망이다. 두 금융그룹은 각각 약 4조3000억원 대 연간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3~5위를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하나금융과 우리금융, NH농협금융도 모두 세 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순이익을 뛰어넘었다. 하나금융은 KB와 신한이 꿰찼던 '3조원 클럽' 입성을 눈앞에 뒀다. 지난 22일 하나금융그룹은 올해 3분기 순이익이 928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3분기 순이익 합은 2조6815억원으로 올해 내 순익 3조원 달성이 유력하다.

우리금융은 1∼3분기 2조1983억원, NH농협금융은 1조8247억원을 벌었다.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이다.

대출 늘고 이자 늘고…4분기도 웃는다

금융지주가 이처럼 호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대출이 많이 늘어난 영향이다. 3분기 말 기준 원화 대출금은 KB국민은행(311조8000억원), 신한은행(263조7200억원), 하나은행(254조3520억원), 우리은행(258조1000억원), NH농협은행(252조4516억원)으로 5대 은행에서 모두 올해 들어 지난해 말보다 5~7% 늘었다.

연일 계속되는 대출 규제로 불안 심리가 고조되며 대출을 미리 앞당겨 받는 가수요가 몰린 데다 전세대출 등 실수요 대출도 늘었다. 주식시장 호황으로 빚을 내 투자하는 투자자가 많아진 것도 한몫했다.

주택담보대출. 셔터스톡

주택담보대출. 셔터스톡

대출 증가에 힘입어 대출 등 이자로 벌어들인 수익인 이자이익도 크게 늘었다. 금융지주들은 '땅 짚고 헤엄친다'는 비판에서 벗어나려 신용카드나 주식·보험 등을 팔아 버는 비이자이익의 비중을 높이겠다고 공언했지만 이자이익의 비중이 전체의 70%나 된다.

KB금융의 올 1~3분기 이자이익은 8조2600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은 6조6620억원, 하나금융 4조9900억원, 우리금융 5조900억원, NH농협금융 6조3100억원의 이자이익을 올렸다. NH농협금융(6%)을 제외하고는 1년 전보다 이자이익이 10~15% 늘었다.

당분간 금융지주의 실적 잔치는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8월 기준금리 인상 효과가 3분기에는 아직 반영되지 못한 데다 4분기에 순이자마진이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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