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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극물 없었다" 국과수 소견에 더 헷갈리는 '생수병 미스터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2일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생수병 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생수병에서 독극물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소견을 받았다.연합뉴스

22일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생수병 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생수병에서 독극물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소견을 받았다.연합뉴스

서울 서초구의 한 회사에서 직원 2명이 생수병에 든 물을 마시고 쓰러진 사건과 관련해, 생수병에 독극물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소견이 나왔다. 22일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전 국과수로부터 '생수병에 독극물 성분이 없다'는 결과를 전달받았다.

용의자로 지목된 직원 A씨의 집에서는 아지드화나트륨, 메탄올 등 독성물질이 발견됐다. 발생 2주 전 또 다른 직원이 마시고 쓰러진 음료수 용기에도 아지드화나트륨이 검출돼 A씨와의 관련성은 높아졌다. 하지만 지난 18일 남녀직원이 마신 생수병에는 이 독성물질이 검출되지 않아 사건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물맛 이상하다"는데 왜 나오지 않았나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의 한 회사에서 각자의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330㎖ 생수병을 마신 두 명의 남녀 직원은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은 “물맛이 이상하다”며 주변인들에게 말한 뒤 구급차로 이송됐다.

이들이 마신 생수는 회사에서 대량으로 구매해 비치된 것이다. 국과수의 감정 결과에 따라 생수병에서 독극물 성분이 나오지 않았다면 물을 마시기 전, 다른 음식물을 섭취한 뒤 의식을 잃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약학관계자는 “두 직원이 회사에 비치된 다른 음식을 먹고 난 뒤 이상 반응으로 ‘물맛이 이상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경찰관계자는 “두 직원이 물을 섭취하기 전에 어떠한 음식물을 섭취했는지 등 포괄적으로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사건이 발생한 사무실 내부엔 폐쇄회로(CC)TV가 없다.

 아지드화나트륨 무엇이길래

A씨 집에서 발견된 아지드화나트륨은 주로 농업용 살충제나 제초제의 원료로 사용된다. 물에 잘 녹고 색을 띠지 않는 특성을 갖고 있다. A씨가 자신의 휴대전화로 아지드화나트륨을 검색했다는 사실도 함께 드러났다. 아지드화나트륨을 섭취하면 구토와 뇌 손상을 일으킬 수 있지만, 현재 온라인상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약품 등을 판매하는 온라인 사이트에는 “약품은 관공서나 학교 외 개인에게 판매할 수 없다”는 안내 문구가 적혀 있지만 별다른 제재 없이 구할 수 있다.

수사기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아지드화나트륨은 범죄에 흔히 사용되는 약물은 아니다. 하지만 화학물질이기 때문에 대량으로 섭취하면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한다. 경찰은 사건 발생 후 수일이 지나 독성 물질이 희석됐을 가능성 등을 열어놓고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경찰관계자는 “범행 정황이 있는 상황에서 A씨를 입건했기 때문에 수사를 통해 그 사건 경위를 파악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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