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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값 낮춰 ‘중심’ 잡았다, 테슬라 3분기 순익 390% 폭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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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지난 3분기에 16억2000만 달러(약 1조900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3억3100만 달러)과 비교하면 390% 증가했다. 테슬라가 분기 기준으로 순이익 10억 달러를 넘긴 건 지난 2분기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 3분기 매출액은 137억6000만 달러(16조2000억원)를 기록했다. 미국 뉴욕 월가의 전문가들이 예상한 수준(136억3000만 달러)을 뛰어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87억7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57% 늘었다.

테슬라 순이익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테슬라 순이익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고전하는 상황에서도 테슬라는 역대 최고 실적을 이어갔다. 지난 3분기 테슬라의 전기차 출고량은 24만1300대였다. 특히 북미와 중국의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 호조가 두드러졌다. 지난 3분기 테슬라 중국법인의 판매량은 13만3218대를 기록했다. 지난 2분기와 비교해 44% 증가했다.

테슬라는 “반도체 부족, 항만의 병목 현상 때문에 공장을 최대한 빠른 속도로 가동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회사 내부 팀들이 독창성과 민첩성·유연함을 갖고 대처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투자회사 웨드부시의 대니얼 아이브스 연구원은 “테슬라의 실적은 중국 전기차 시장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해준다. 내년에는 테슬라가 출고하는 전기차의 40% 이상을 중국이 차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 시가총액.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테슬라 시가총액.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테슬라는 차량의 평균 판매 가격을 1년 전보다 6% 내렸다. 그러면서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지난 2분기 28.4%에서 지난 3분기 30.5%로 높였다. 지난 3분기 테슬라가 출고한 전기차의 대부분(96%)은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모델3과 모델Y가 차지했다. 반면 모델X와 모델S의 판매량은 9275대에 그쳤다.

전기차 선두주자 테슬라가 3년만에 선보인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Y.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3와 부품의 75%를 공유한다. [사진 테슬라]

전기차 선두주자 테슬라가 3년만에 선보인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Y.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3와 부품의 75%를 공유한다. [사진 테슬라]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상반기에 전기차 판매량 1위(39만6000대)에 올랐다. 2위인 상하이GM울링(19만2000대)을 크게 앞질렀다. 블룸버그통신은 전문가를 인용해 “테슬라의 중국 공장에서 유럽으로 수출이 늘었다. 저렴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모델Y를 출시한 게 판매량을 늘리는 데 도움을 줬다”고 보도했다.

최근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오른 것도 테슬라의 실적에는 호재다. 테슬라가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보유한 암호화폐 가치는 12억6000만 달러였다. 지난 6월 말과 비교하면 약 5100만 달러의 평가손해를 보고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 시세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 4분기에는 테슬라가 비트코인에서 상당한 평가이익을 볼 수 있다. 미국에서 기업의 재무제표를 작성할 때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는 무형자산으로 분류한다.

미국의 투자전문 매체인 벤징가는 “테슬라는 지난 1분기 비트코인 4600개를 팔아 1억100만 달러의 이익을 냈다. 같은 수량의 비트코인을 현재 가격에 매각한다면 테슬라가 얻는 이익은 두 배로 불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항공우주 업체인 스페이스X의 시가총액이 장기적으로 테슬라의 시가총액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가 투자자 32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다. 스페이스X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02년 설립한 회사다. 모건스탠리는 스페이스X의 우주선을 통신과 교통, 지구 관측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작용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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