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국 테이퍼링, 한국 수출에 타격…금융위기 땐 신흥국 수출 -1.4%P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3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본격화하면 국내 제조업체의 신흥국 수출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는 20일 ‘미국의 테이퍼링이 신흥국 경제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교역에서 신흥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2년 26.1%에서 2014년 40.8%로 높아졌다. 2000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글로벌 교역에서 중국 등 신흥국의 역할이 커지면서다.

한국의 신흥국 수출 비중.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한국의 신흥국 수출 비중.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Fed는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내리고 양적완화로 천문학적인 돈을 시중에 풀었다. 하지만 2014년부터는 Fed가 테이퍼링에 들어가면서 시중에 돈을 푸는 규모를 축소했다. 2015년 12월부터는 기준금리를 단계적으로 올리며 시중에 풀린 돈을 거둬들였다.

미국이 통화정책의 방향을 긴축으로 돌리자 브라질·인도·인도네시아·터키·남아공 등 재정취약국들은 충격을 받았다.

이들 국가의 수입액은 2015년에 10%(전년 대비), 2016년에는 18% 감소했다. 한국의 수출에서 신흥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53.3%를 기록했다. 미국이 테이퍼링에 들어가기 이전인 2013년(54.7%)과 비교해 1.4%포인트 낮아졌다.

Fed는 이르면 다음달 테이퍼링에 들어갈 전망이다. 2015~2016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신흥국의 수입이 위축할 가능성이 있다. 무역협회는 테이퍼링의 영향으로 달러화 강세가 지속하면 원자재를 수입하는 국내 제조업체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홍지상 무역협회 연구위원은 “재정위험이 높은 신흥국과 거래할 때는 바이어 신용조사를 철저히 하면서 거래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