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잘것없는 하모니카? 오케스트라 주인공도 될 수 있죠

중앙선데이

입력 2021.10.16 00:20

업데이트 2021.10.25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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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8호 19면

하모니시스트 박종성의 특별한 도전 

동요나 부는 쉬운 악기인 줄 알았던 하모니카의 초절기교를 시험하는 사람이 있다. 하모니시스트 박종성(35)은 견고한 클래식의 성벽을 작은 하모니카로 분주히 두드리고 있다. 올해를 ‘오케스트라 프로젝트의 해’로 삼아 협주곡을 만들어 대극장 공연까지 하더니, 클래식 축제에도 당당히 초대받았다. 21일 마포문화재단 M클래식 축제 에코릴레이 콘서트의 주인공으로 나서 피아노와 첼로 협연자를 직접 섭외했다.

하모니시스트 박종성//211005/김경빈

하모니시스트 박종성//211005/김경빈

“하모니카가 무대에서 다른 악기와 같이 연주하기에 손색이 없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10여년 전만 해도 ‘하모니카는 우리 아빠도 잘 부는데 전문 연주자가 필요하냐’고 할 정도로 인식이 낮았는데, 클래식 축제에 주인공으로 초대를 받았다는 건 이제 시선이 좀 바뀌었다는 게 아닐까요.”

그에겐 늘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국내 최초 하모니카 전공 대학생’이었고, 2009년 세계 하모니카대회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도 했다. “대학에 갔지만 교수도, 선배도 없으니 모든 걸 혼자 터득해야 했어요. 하모니카를 필요로 하는 앙상블도 없으니 제가 꾸려야 했고요. 하지만 스스로 연구하는 습관이 붙었어요.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게 어려웠지만, 어느 순간부터 제가 할 일이라고 느껴지더군요. 선구자가 되려고 한 건 아닌데, 길을 걸으려면 길을 만들어야 했으니까요.”

사실 하모니카를 얕잡아 보는 사람은 아직 많다. 본인도 “보잘것없어 보이는 악기”라고 인정한다. 하지만 그 안에 숨겨진 가능성이 반전 매력이다. “겉모습은 소박해도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악기라, 지금도 발전하고 있고 개발 중이거든요. 연주자들은 자기 악기와 닮아간다는데, 저도 최선을 다했을 때 이뤄낼 수 있는 가능성과 꿈이 하모니카처럼 무한하다 생각해요.”

지난 6월 선보인 ‘하모니카 협주곡’도 그런 차원이다. “레퍼토리가 부족한데 혼자서는 한계를 느껴 김형준 작곡가와 함께 아이디어를 발전시켰죠. 하모니카의 역사를 다룬 곡이라 더 의미 있었어요. 새로운 주법과 고난도 테크닉도 넣어서 하모니카 연주로서는 큰 발전을 이룬 미래지향적인 곡이라 뿌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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