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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급난 길어져, 자동차 생산·내수·수출 두 자릿수 감소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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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8호 14면

반도체 수급난에 지난달 자동차 생산·내수·수출 실적이 모두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5일 지난달 자동차 생산(-33.0%)·내수(-29.7%)·수출(-20.7%) 모두 지난해 9월 대비 두 자리 수 감소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자동차 생산·내수·수출 실적이 1년 전보다 모두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자동차 업황이 이처럼 부진했던 것은 추석 연휴로 조업일수가 줄어든 탓도 있지만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의 영향이 컸다. 반도체 생산 업체는 주로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 테스트와 패키징(부품화) 등 ‘후공정’을 거친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로 동남아시아 지역 봉쇄조치가 이어지면서 생산 차질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원래 올해 말이면 정상화 될 것으로 봤던 차량용 반도체 공급 차질이 내년까지도 이어질 거란 전망까지 나온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실제 국내 가동 중인 주요 자동차 공장은 차량용 반도체를 구하지 못해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한국GM 부평 1·2공장은 지난달 절반만 가동했고, 창원공장은 나흘 동안(지난달 27일~30일) 아예 공장 문을 닫았다. 이 때문에 생산량이 지난해와 비교해 69.5% 감소한 1만1819대에 그쳤다. 현대차는 울산 4공장 1라인(2일)·2라인(4일), 아산공장(5일)이 기아차는 광명공장(2일) 휴업을 한 데다 추석 연휴 주간 전체를 쉬면서 전년 대비 생산이 각각 30.4% 28.6% 감소했다. 르노삼성만 XM3(하이브리드 포함) 유럽 수출 증가로 유일하게 전년 대비 생산량이 증가(20.4%)했다.

다만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차는 지난달에도 선전을 이어갔다. 9월 친환경차는 전체 차량 수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31.3% 증가하면서 총 자동차 수출의 23.8%를 차지했다. 자동차 수출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친환경차는 내연기관보다 판매가가 비싸 수출 단가 상승에도 기여했다. 실제 차량 판매 대수가 아닌 금액으로 하면 지난달 자동차 수출은 -6.1% 감소에 그쳤다.

친환경차는 수출뿐 아니라 내수 판매에서도 선전했다. 지난달 친환경차 국내 판매는 전년과 비교해 24.8% 증가한 3만428대를 기록했다. 20개월 연속 증가세다. 전체 내수 판매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와 비교해 11.7%포인트 오른 26.7%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9월까지 수출·내수를 모두 합친 친환경차 누적판매 대수(25만251대)는 이미 지난해 연간 누적 판매 대수(22만7089대)를 뛰어넘었다.

한편 지난달 자동차부품 수출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수요가 감소하면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5.1% 감소한 18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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