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놈·이상한놈·추한놈” 비호감 대선 때린 ‘2%’ 안철수

중앙일보

입력 2021.10.13 11:29

업데이트 2021.10.13 16:10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전민규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전민규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대선 출마 선언이 임박하면서 대선 판도에 미칠 영향에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13일 “안 대표가 대선에 출마할 것 같다”면서도 “구체적인 출마 선언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국민의힘이 대선 후보를 확정하는 다음달 5일 전에는 안 대표가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당도 이런 흐름에 발맞춰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하는 자는 모든 선출직 당직으로부터 대통령 선거일 1년 전까지 사퇴해야 한다’는 당헌 규정의 유권 해석도 마쳤다고 한다. 경선 후보가 복수일 경우 적용되는 규정이지 단독 출마할 경우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민의당은 15일 대선 공천관리위원회 회의를 열어 경선 일정을 확정하고 경선 후보자를 접수할 예정인데, 안 대표가 유일한 경선 후보가 될 경우 그동안 안 대표의 출마 족쇄로 여겨지던 당헌 논란은 사라지게 된다는 게 국민의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국민의당, 경선 단독 출마일 경우 ‘대선 1년 전 당직 사퇴’ 미적용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는 안 대표는 최근 여야 대선 주자를 향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그는 여야 대선 주자와 관련해 “제가 여러 군데 다니면서 만나본 국민들께서 한마디로 ‘실망스럽다’ 말씀하신다. 그래서 요즘 세간에서 유행하고 있는 말이 놈놈놈”이라며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 대선 주자들을 빗댔다. 안 대표는 “영화 제목과 비슷하지만 조금은 다른 것이 놈놈놈이 ‘나쁜 놈, 이상한 놈, 추한 놈’”이라며 “그래서 ‘대선 후보들이 이런 사람들밖에 안 보인다. 찍을 사람이 없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튿날인 13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선 후보들은 공적연금 개혁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라’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이 글에서 “힘들어도 개혁해야 지속가능한 복지국가가 될 수 있다. 꼭 필요한 국가 개혁에 용기있게 도전하는 사람이 진정한 국가지도자”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대선 가도를 향해 가고 있는 안 대표가 실제 출마할 경우 대선 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안철수 대표는 현재 각종 대선 여론조사에서 2%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4~6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도 그는 지지율 2%였고, 보수 진영만 놓고 봤을 때는 4%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내년 대선 초박빙 승부 전망…1997년 대선은 1.5%포인트 승부

지지율 절대치만 놓고 보면 군소 후보지만 그가 상당한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보는 이유는 내년 3·9 대선이 박빙 승부로 흐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007년과 2017년 대선을 제외하고 최근 치러진 대선은 대부분 박빙 승부였다. 1997년(1.5%포인트), 2002년(2.3%포인트), 2012년(3.5%포인트) 대선 때 당선자와 낙선자의 격차를 고려하면 실제 대선 때 2% 득표력은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게다가 전날 정의당 대선 후보로 심상정 의원이 확정된 상황에서 안철수 대표가 출마하게 되면 진보와 보수 진영의 지지층 결집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보수 진영(국민의힘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과 진보 진영(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 모두 진영 내 분열이 생기면서 판도가 복잡해질 수 있는 것이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나선 원희룡 전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대선에 출마하면 보수 진영 지지층에 균열이 올 가능성이 거론된다. 연합뉴스

왼쪽부터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나선 원희룡 전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대선에 출마하면 보수 진영 지지층에 균열이 올 가능성이 거론된다. 연합뉴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현재 시점에서 봤을 때 차기 대선은 ‘시계 제로’에 나노미터급 차이가 예상된다”며 “진영 내 세 규합이라는 측면에서 3% 내외 지지세는 판도를 바꾸고도 남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른바 ‘네이더 효과(Nader effect)’가 양 진영 모두에서 작동될 개연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시민운동가 출신인 랠프 네이더는 2000년 미국 대선에 출마해 공화당 후보였던 조지 W. 부시가 당선되고 민주당 후보였던 앨 고어가 낙선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접전지였던 플로리다에서 네이더가 고어의 표를 흡수하면서 플로리다에서 고어가 패했고, 결국 전체 대선 패배로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나노미터급 승부에서 지지율 3%는 판도 바꾸고 남는 수준”

일각에선 안 대표가 전날 신당 창당 의지를 밝힌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제3지대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안 대표는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지 후보 없음’ 비율이 가장 높은 대선 여론조사를 언급하며 “저는 3지대가 아니라 보고 있다. (지지 후보 없음이 1위기 때문에) 저는 1지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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