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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값 14개월 만에 장중 1200원 아래로…수퍼달러 기지개

중앙일보

입력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달러당 원화값은 오전 10시 전후로 1200원선을 뚫었다. 연합뉴스.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달러당 원화값은 오전 10시 전후로 1200원선을 뚫었다. 연합뉴스.

원화값이 1년 2개월 만에 장중 1200원선을 뚫었다. 12일 10시 8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는 전 거래일 종가(1194.6원)보다 0.45% 하락(환율 상승)한 달러당 1200.1원에 거래 중이다. 지난해 7월 28일 장중 1201.00원을 기록한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 들어 원화가치는 달러 강세로 연초(1082.1원) 이후 10.9% 급락했다.

수퍼달러가 기지개를 켜는 것은 국제 유가의 고공행진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의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17달러(1.5%) 오른 배럴당 80. 52달러에 마감했다. 종가기준으로 WTI 가격이 8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4년 10월 31일 이후 7년 만이다.

유가 급등하며 채권 금리도 뛰고 있다. 이날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6월 1일 이후 최고 수준인 1.613%까지 올랐다.

세계 경제가 물가 상승과 경기 위축이 동시에 진행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5.7%에서 5.6%로 낮췄다. 내년 전망치도 4.4%에서 4%로 내렸다. 내년 말까지 경기부양책 규모가 줄어들고, 예상보다 소비 회복이 늦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이날 뉴욕 증시는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72% 하락한 3만4496.06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0.69%) 와 나스닥지수(-0.64%)도 동반 하락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달러 강세 흐름으로 원화값 하락 압박이 커질 수 있다고 봤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우려와 위험자산 선호 약화로 달러 오름세가 이어질 수 있다”며 “당분간 원화값 상단은 달러당 1200원선을 넘나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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