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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유동규 작품인가…유원·친이재명 매체 동업 경위 수사

중앙일보

입력

검찰이 유동규(52·구속)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주도해 설립한 ‘유원홀딩스(전 유원오가닉)’와 ‘친(親)이재명’ 성향의 인터넷매체 운영사가 동업하게 된 경위 전반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M매체는 지난 2017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혁신기업인상'을 수여했다. P사와 M매체의 전 대표인 조모씨가 직접 상을 전달했다. [M매체 캡처]

M매체는 지난 2017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혁신기업인상'을 수여했다. P사와 M매체의 전 대표인 조모씨가 직접 상을 전달했다. [M매체 캡처]

親이재명 매체 대표도 유동규가 소개했나  

8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특혜·로비 의혹 전담 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구속된 유 전 본부장을 상대로 대장동 사업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로 부터 받은 11억8000억원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면서 유원홀딩스와 서울 여의도 소재 P사가 동업하게 된 경위를 집중 추궁했다고 한다.

유원홀딩스는 실 소유주가 유 전 본부장이며,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 나온 이익금을 전달받는 용도로 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시개발공사 투자사업팀장)의 이름을 빌려 설립한 회사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고의적 폐업을 통해 투자금을 손실 처리하는 방식의 돈세탁·뇌물 창구로 계획됐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P사는 천연 비료인 다시마 비료를 매개로 유원홀딩스와 동업하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P사 대표인 김모(58)씨는 유원홀딩스 사내이사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 김 씨는 이재명 경기도 지사에게 우호적인 기사를 다수 내보냈던 경제 전문 인터넷 매체 M사의 발행인과 편집인을 겸하고 있다.

또 M사의 전 대표로 현재는 주필로 활동하는 조모(60)씨는 지난달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이재명 지사 지지 선언에 참여했고, M사는 이를 기사로 다뤘다. M사는 2017년 11월 유씨에게 해당 매체에서 만든 ‘혁신기업인상’을 줬는데, M사는 당시 대표였던 조씨가 유씨에게 직접 상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유원홀딩스와 P사가 동업하게 된 과정에 유 전 본부장의 역할이 있었는지 의심하고 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경기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경기도

‘대장동 민간사업자 초과이익 환수 조항’ 누가 뺐나

검찰은 화천대유의 천문학적 돈 잔치를 가능케 한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삭제되는데 유 전 본부장이 얼마나 개입했는지도 집중 추궁 중이다. 이날 유 전 본부장과 김문기 개발사업1처장을 동시에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또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전산서버도 압수수색했다. “민간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포함돼야 한다”는 실무진 의견이 포함된 ‘사업협약서(수정안) 검토 요청’ 및 ‘공모지침서 초안 검토 보고서’ 등 핵심 증거 문건 확보는 물론 초과이익 환수가 빠진 최종 사업협약서, 주주간 이익배분 내용을 담은 주주협약서, 민관합작법인 ‘성남의뜰’ 설립 정관 등의 최종 결재선을 파악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지난해 말까지 화천대유와 화천대유의 자회사인 천화동인이 받은 대장동 개발사업 배당수익은 당초 예상을 초과한 404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대장동 개발사업 시행사인 ‘성남의뜰’ 지분을 50% 넘게 소유하고서도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등의 배당금에 절반에도 못 미치는 1800여억원만 받았다.

지난 2015년 5월 27일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 1팀 직원 한모씨는 “민간사업자가 제시한 분양가를 상회할 경우 지분율에 따라 (이익금을 배분할) 별도의 조항이 들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의 사업협약서(수정안) 검토 요청 보고서를 작성했지만, 불과 7시간 만에 갑자기 이 내용이 빠진 ‘사업협약서(재수정안) 검토 요청’을 유 전 본부장 산하 전략사업팀으로 보고했다.

대장동 개발사업 수익 배분 구조 다른 사업과 어떻게 달랐나.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대장동 개발사업 수익 배분 구조 다른 사업과 어떻게 달랐나.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유 전 본부장이 꾸린 전략사업팀은 공사 내부에서 ‘유동규 별동대’ 역할을 하며 사업 공모지침서를 만드는 등 대장동 사업을 설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유 전 본부장은 “개발 사업 전문가들로 팀을 꾸린 것일 뿐”이라는 취지로 검찰에 진술했다고 한다.

이에 수사팀은 유 전 본부장이 화천대유 측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대가로 화천대유 측에 막대한 개발사업 이익이 돌아가게끔 사업 구조를 짠 것이 아닌지를 규명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유 전 본부장 측은 “11억 8000만원은 동업자인 정민용 변호사에게 빌린 돈”이라며 “검찰에 용처도 소명했다”라는 입장이다. 다만 유 전 본부장은 “모두 사업자금으로 쓴 것이 아니라 이혼 위자료 등으로도 사용했기 때문에 돈의 용처를 일일이 파악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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