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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미·중 연내 화상 정상회담" 발표…北 비핵화도 의제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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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연내에 화상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 사진은 2015년 백악관을 방문한 시 주석과 바이든 당시 부통령이 오찬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연내에 화상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 사진은 2015년 백악관을 방문한 시 주석과 바이든 당시 부통령이 오찬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연내에 화상으로 양자 정상회담을 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미국 고위 당국자가 6일(현지시간) 밝혔다.

미 고위당국자는 이날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楊潔篪)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위원 간 회담 후 언론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구체적인 정상회담 날짜와 의제는 발표되지 않았다.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지난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미·중 정상 간 첫 만남이 된다. 그간 두 정상은 지난 2월과 9월 두 차례 전화 통화만 했다. 미국 측은 대면 정상회담을 원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NYT는 세계 1, 2위 경제 대국 지도자들이 새 대통령 임기 첫 1년이 다 지나도록 공식적으로 만나지 않은 데 대한 위험성을 인식하고 코로나19 유행 상황을 고려해 대면이 아닌 화상 회의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취임 후 3개월 만인 4월 초에 시 주석 부부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로 초대해 첫 정상회담을 한 것에 비하면 많이 늦어졌다. 시 주석이 지난해 초 코로나19 대유행 확산 이후 2년 가까이 해외 순방을 하지 않고 있는 게 결정적 요인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이달 말 이탈리아 로마에서 대면 행사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도 참석하지 않는다.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과 두 번째 전화 통화할 때 정상회담을 제안했고, 그 후속 조치를 위해 설리번 보좌관과 양 정치국위원이 취리히에서 만났다.

미 고위 당국자는 설리번과 양이 6시간 동안 폭넓은 주제에 대해 직접적이고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특히, 설리번 보좌관은 지구 온난화나 핵 비확산 등 양국이 공통의 국익을 가진 문제들에 대해 중국이 협력을 조건으로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려는 시도에 반대했다고 이 당국자는 밝혔다.

북한과 이란 등의 비핵화 논의가 미·중 정상회담 의제에 오를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과 경쟁을 책임감 있게 관리하기 위해 정상급 지도자 간 관여는 중요한 부분"이라면서 "특히, 중국 지도부 내에서 권력이 집중되고 있어서 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대표적 분야로 코로나19 대응과 경제 회복, 기후변화 대응이 꼽힌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 경쟁하면서 협력하겠다"고 밝혀 경쟁 일변도 모습을 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다른 대중 외교정책을 지향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말 당선 직후 4대 국정 과제로 ①코로나19 대응 ②경제 회복 ③인종 평등 ④기후 변화 대응을 제시했는데, 곧이어 중국은 그중 세 가지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다며 호응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해 12월 뉴욕 아시아소사이어티 포럼에 화상으로 참여해 "바이든 당선인이 제시한 4대 국정 우선순위를 알고 있다"면서 "그 중 최소 3개 의제, 코로나19 대응과 경제 회복, 기후변화는 두 나라가 협력할 공간이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만 해협과 남중국해 문제, 통상 정책, 신장 위구르자치족 인권 탄압 등에서는 중국과 각을 세우고 있으나, 코로나19 대응과 경제 회복을 위해 중국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북한 비핵화는 양국 공통의 목표여서 정상회담에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미·중 정상회담 개최 즈음해서 한반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달 말 로마 G20 정상회의와 다음 달 초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COP 26(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 대면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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