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미국 ‘셧다운’ 위기 탈출, 되살아난 투자 이민

중앙일보

입력 2021.10.04 12:00

[더,오래] 국민이주의 해외이주 클리닉(28) 

미국이 벼랑 끝까지 몰렸던 연방정부의 ‘셧다운(Shutdown : 일시적 업무정지)’ 위기에서 아슬아슬하게 탈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예산 계속결의안(Continuing Resolution)’ 승인에 서명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헌법에 따르면 행정부는 세출법안에 따라서만 예산 사용이 가능하다. 엄격한 삼권분립 아래 세출법안 승인은 입법부의 행정부에 대한 일종의 견제 장치다. 미국이민 카테고리 중 미국 투자이민(EB-5)의 경우 이 세출법안 승인 여부에 달려 있다.

미국 의회에서 예산안을 위한 세출법안이 통과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이 경우 미국 정부는 예산 자체가 없어져 ‘셧다운’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 올해 초에도 행정부의 셧다운 공포가 찾아와 국가적 차원의 재정 위기에 빠진 바 있다. 당시 하원을 통과한 예산 계속결의안이 가까스로 상원에서도 통과돼 미국 행정부는 셧다운을 면했다.

미국의 회계연도는 해마다 10월 1일에 시작되어 그 다음해인 9월 30일에 끝난다. 다음 회계연도 시작인 10월 1일이 되기 전에 세출법안은 미국의 상하원을 통과해 10월 1일에는 대통령이 서명해야 한다. 하지만 매해 순조롭게 대통령의 서명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10월 1일이 되기 전에 국회 통과가 어려울 때는 ‘예산계속 결의안’을 상하원에서 통과시켜 세출법안 처리를 뒤로 미루기도 한다. 이 경우 예산을 조율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 정부기관이 예산을 사용할 수 있게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한다.

미국의 행정부는 세출법안에 따라서만 예산을 사용할 수 있다. 미국이민 카테고리 중 미국 투자이민 (EB-5)의 경우도 이 세출법안에 승인 여부에 달려있다. [사진 piqsels]

미국의 행정부는 세출법안에 따라서만 예산을 사용할 수 있다. 미국이민 카테고리 중 미국 투자이민 (EB-5)의 경우도 이 세출법안에 승인 여부에 달려있다. [사진 piqsels]

만약, 새 회계연도가 시작하는 10월 1일 이후에 ‘예산계속 결의안’이 상하원을 통과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일단 10일 0시(미국 동부시간 기준)부터 210만여명에 이르는 연방 공무원 중 수십만 명이 무급 휴가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미국은 1980년대 이전에는 이러한 셧다운이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흔히 미국의 행정부는 예산이 투입될 것을 가정하고 그에 맞춰 정책을 운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1980~1981년에 미국의 법무장관이었던 벤자민 시빌레티는 ‘연방정부 셧다운’에 대해 그 기반이 되는 법률안을 제출했다. 이 법률안은 미국 의회가 승인한 예산보다 더 사용하는 것을 좀 더 엄격하게 제한하려는 취지였다. 법률안이 제출된 이후 의회의 승인 예산이 없는 경우 ‘셧다운’ 조치에 돌입하게 된다.

이런 셧다운 사태가 벌어지면 공무원은 월급을 받지 못하고 임시적 무급휴가 상태가 된다. 다만 국방, 교통안전, 우체국 등 핵심 부서는 예산이 없어도 강제 근무 명령을 내릴 수 있다. 210만여 명에 달하는 연방 공무원을 직접 고용 중인 정부가 셧다운에 돌입할 때 생겨나는 경제적 손해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이와 함께 대내외적으로 미국 정부에 대한 신뢰 또한 추락하게 마련이다.

공무원은 셧다운 기간에 받지 못한 급여를 셧다운이 끝나야 받게 된다. 그런데 정부와 거래하는 민간 업체는 아예 이런 보장도 없다. 그래서 미국 의회의 의원들은 셧다운 사태까지 가지 않기 위해 10월 1일 전에 세출법안이나 ‘예산계속 결의안’을 통과시키고자 한다. 이와 함께 세출법안의 국회통과 기일을 뒤로 미루는 등 셧다운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지금까지 2018년 12월 예산안 투표 연기로 인한 34일의 셧다운이 가장 길었다. 그 이전에는 1995년 12월에 지출삭감과 세금인상 문제로 인한 21일간의 셧다운이 있었다. 두 번 모두 예산계속 결의안의 통과로 9월 30일의 세출법안 통과 기한을 12월로 미뤘음에도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 생겨난 일이었다.

2018년 셧다운은 역대 최장기간 돌파와 함께 9개 정부 부처와 20여개 산하 기관들이 영향을 받아 38만명에 이르는 연방 공무원들이 일시 해고 상태에 처했었다. [사진 pxfuel]

2018년 셧다운은 역대 최장기간 돌파와 함께 9개 정부 부처와 20여개 산하 기관들이 영향을 받아 38만명에 이르는 연방 공무원들이 일시 해고 상태에 처했었다. [사진 pxfuel]

2018년 12월 34일 동안의 셧다운은 여러 문제를 발생시켰다. 9개 정부 부처와 20여개 산하 기관들이 영향을 받아 38만명에 이르는 연방 공무원이 일시 해고 상태에 처했다. 또 42만여 명도 예산을 배정받지 못해 무급 근무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공무원의 생계와 사기는 추락할 대로 추락한 바 있다.

당시 백악관 요리사들도 무급휴가에 들어가는 바람에 트럼프 대통령은 사비를 털어 백악관에 초대한 손님들에게 피자와 햄버거를 대접하기도 했다. 당시 100명 이상의 상하원 의원이 공무원 사기저하의 주범으로 2019년 1월분 월급을 받을 자격이 없다며 월급 수령을 거부했거나 자선단체에 기부했다고 한다.

그러면 국내의 경우도 미국처럼 국회에서 예산안 통과가 제때 되지 못하면 과연 셧다운이 일어날까? 대한민국은 아래와 같은 헌법상 조항으로 미국과 같은 ‘셧다운’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헌법 제55조 3항〉

새로운 회계연도가 개시될 때까지 예산안이 의결되지 못한 때에는 정부는 국회에서 예산안이 의결될 때까지 다음의 목적을 위한 경비는 전년도 예산에 준하여 집행할 수 있다

1. 헌법이나 법률에 의하여 설치된 기관 또는 시설의 유지·운영
2. 법률상 지출의무의 이행
3. 이미 예산으로 승인된 사업의 계속

미국은 헌법상 행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예산안 통과 권한을 입법부에 주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헌법상 셧다운이 일어나는 상황을 아예 미리 차단하고 있다. 물론 미국도 예산계속 결의안이 상하원을 통과한다면 한시적으로 셧다운을 방지할 수 있기는 하다. 이러한 예산계속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권한을 입법부에서 가지고 있어서 우리나라처럼 제도적인 셧다운 방지 대책을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