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미국 금리가 오른다면 투자 이민에 어떤 영향 미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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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국민이주의 해외이주 클리닉(26)

인터넷 등 기술의 발달로 세계가 좁아졌다. 예전에는 이민이라면 먼 세상으로 영영 가는 것 같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인지 우리나라와 경제·정치 관계가 가장 밀접한 나라 미국 이민에 관해 꾸준한 문의가 들어온다.

미국 이민의 방법 중 하나는 투자 이민이다. 미국 이민국 카테고리는 EB-5다. 올해 미국 이민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미국 EB-5 투자이민에 관한 소식을 접했을 것이다. 그만큼 변화도 많았고 뉴스와 관련 정보가 쏟아졌다.

1990년 미국 투자 이민 EB-5 카테고리가 제정되었다. 이때는 직접 투자 이민의 형식이었다. 미국 투자 이민의 제정 취지는 외국인 투자를 통해 미국 경제를 활성화하고, 고실업지역의 고용 증진을 꾀하는 것이었다.

직접 투자 이민 신청이 저조하자 의회는 1992년 지역 센터를 통한 간접 투자 이민을 일정 기간 동안만 유효한 실험 프로그램으로 실행해 보기로 했다. 간접 투자 이민 프로그램은 정부 예산안에 포함되어 별탈없이 연장되어 왔다. 2019년 만해도 접수된 9000건의 EB-5 신청 건 중 8000건이 간접 투자다. 1992년부터 2019년까지 27년간 투자금은 한결같이 고실업지역은 50만달러, 그 외 지역은 100만달러였다.

내달에 50만 달러 간접 투자 이민의 문이 잠시라도 열린다면 미국 이민을 희망하는 사람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사진 Patrick Tomasso on Unsplash]

2019년 11월 21일 EB-5 현대화 규정이 시행되면서 투자금이 고실업지역은 90만달러, 그 외 지역은 180만달러가 되었다. 2021년 6월 22일 베링 지역센터가 EB-5 현대화 규정 무효화를 목표로 이민국을 상대로 연방법원에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했다.그래서 EB-5 현대화 규정의 시행이 취하되면서 다시 50만달러(100만달러) 미국 투자 이민이 가능해졌다. 그런데 동월 30일 미국 투자 이민 중 간접 투자 이민이 그동안은 예산안과 함께 통과되었지만 이번에는 예산안과 분리 처리되어야 했기 때문에 연장되지 못하고 중단되어 있는 상태다.

이제 9월 마지막 두 주 동안 다시 열리는 미국 의회의 회기 동안 미국 투자 이민법에 대해 중요한 결정이 내려질 수도 있다. 현재 중단되어 있는 EB-5 간접 투자 프로그램이 변동 없이 50만달러 투자금으로 다시 실행 될 수도 있다. 물론 새 법안이 통과 되면 새로운 법안이 시행될 것이다. 의회에 상정할 새로운 미국 투자 이민 개정안은 그 골격이 거의 잡혀 있다는 소문이 있다. 새 법안에서는 투자금은 당연히 인상될 것이다.

미국 투자 이민 제도는 현재에도 미국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의 개발업자와 사업자들은 이자 비용이 거의 없거나 낮은 EB-5 자금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코로나 사태가 발발한 2020년 3월 이래 미국 연준은 기본 금리를 거의 0%에 가깝게 인하하고, 경기 부양을 위해 다량의 국채 및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을 구매해 왔다. 그러나 계속되는 인위적인 경제 부양책은 경제의 자생력을 파괴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연준은 11월부터 테이퍼링(국채 및 모기지담보부증권 매입을 서서히 중단하는 것)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테이퍼링이 시작되면 이자율의 인상은 시간문제다. 그러면 미국의 산업 현장에서 이자율이 낮은 EB-5 자금은 더 많은 가치를 발휘하게 될 것이다.

미국 의회는 투자 이민법의 연장이나 개정과 상관없이 지금까지 유효한 법에 따라 투자한 이민 신청자의 권익이 보호되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기존 투자자들에게는 ‘조부 조항 (grandfather rule)’이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조부 조항이란 기존의 특정 상황에는 예전의 법령을 적용하고, 개정법 실효 이후에 발생하는 이민 신청자에겐 새로운 법령을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예상은 무성하고 확실한 답은 아직 모른다. 그러나 만일 50만달러 간접 투자 이민의 문이 10월에 잠시라도 열린다면 미국 이민을 희망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