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전세계 기대수명 뚝…여성보다 남성 더 줄어든 이유

중앙일보

입력 2021.09.27 18:13

업데이트 2021.09.27 18:30

미국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50만 명을 넘어선 지난 2월 22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가 백악관에서 열린 추모 촛불행사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50만 명을 넘어선 지난 2월 22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가 백악관에서 열린 추모 촛불행사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지난해 세계인의 기대수명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이날 영국 옥스퍼드대 리버흄센터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을 인용 보도했다. 논문에 따르면 전 세계 29개국의 지난해 사망 기록을 조사한 결과, 덴마크와 노르웨이 등 2개 국가를 제외한 27개국에서 기대수명이 6개월 이상 감소했다. 기대수명이란 지금의 사망률이 지속될 경우 현재 신생아가 살 수 있는 평균수명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이 같은 기대수명 감소가 코로나19에 따른 사망자 증가와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로이터의 집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은 세계적으로 약 500만명에 이른다. 논문 공동 저자인 리디 카샤프 박사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결과는 코로나19가 많은 국가에 얼마나 큰 충격을 줬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사망률이 미국과 유럽에서 다른 양상을 보였다. 미국의 경우 사회·경제활동이 활발한 60세 미만 연령층에서 사망률이 높았지만, 유럽에서는 60세 이상 고령자의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국가에서 남성의 기대수명이 여성보다 더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국 중 15개 국가에서 남성의 기대 수명이 1년 이상 감소한 데 비해 여성의 기대 수명이 1년 이상 줄어든 국가는 11곳에 불과했다. 특히 미국 남성의 기대수명은 2019년에 비해 2.2년이나 줄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고, 1.7년 감소한 리투아니아가 그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여성보다 남성의 기대수명이 더 많이 감소한 이유를 생물학적 차이와 행동적 요인에서 찾았다.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의 데이비드 다우디 부교수는 FT와 인터뷰에서 "여성과 남성이 비슷한 비율로 코로나19에 걸리지만, 남성은 단기적 중증 사례가 많은 반면 여성은 (장기적 후유증인) '롱 코비드(Long Covid)' 비율이 더 높다"며 "여성에 비해 남성은 아플 때 도움을 구하는 것도 더디다"고 말했다.

연구의 공동 책임자인 호세 마누엘 아부르토 박사는 "스페인·영국·이탈리아·벨기에 등 서유럽 국가에서 지금처럼 기대수명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2차 세계대전 때였다"면서 "이들 국가들이 기대수명을 1년 늘리는 데 평균 5.6년이 걸렸는데, 지난해 코로나19가 개선된 사망률을 이전으로 되돌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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