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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월 연속 수출 증가…원자재 상승 여파로 수입은 더 늘어

중앙일보

입력

5일 부산항 감만부두와 신선대부두에 정박한 컨테이너선이 화물을 선적하고 있다. 뉴스1

5일 부산항 감만부두와 신선대부두에 정박한 컨테이너선이 화물을 선적하고 있다. 뉴스1

이달 들어 20일까지의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이어진 수출액 증가세가 11개월 연속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철강과 석유제품 수출 증가가 전체 수출액을 견인하는 모양새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교역조건은 악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철강·석유제품 견인…수출 또 증가

23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20일 수출액은 360억7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억 달러(22.9%) 증가했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14.5일로 지난해보다 하루 적어 일평균 수출액으로 따지면 31.3%가 늘었다. 지난해 9월은 코로나19로 수출이 둔화하다가 7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달이다. 기저효과를 덜어내고도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품목별로는 원자재를 가공한 뒤 판매하는 철강제품과 석유제품의 수출액이 크게 늘었다. 철강제품은 20일까지 30억8500만 달러가 수출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8% 늘었다. 석유제품 수출액은 24억4900만 달러로, 증가율이 95%에 달했다.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이를 가공한 제품의 가격도 덩달아 올라간 영향이다.

9월 1~20일 수출입 실적.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9월 1~20일 수출입 실적.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반도체 수출은 66억6400억 달러를 기록해 이달 말까지 100억 달 수출을 달성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7.7%가 증가한 수치다. 반도체의 경우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으로 100억 달러 수출이 이어져 왔다. 반면 선박 수출액은 1년 전보다 54.1% 감소했다.

수입 더 증가…원유85%,가스170%

수입은 수출보다 더 많이 늘었다. 이달 20일까지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8%(약 98억 달러) 증가한 349억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동기 대비 증가 폭으로 보면 수입이 수출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11억17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석유제품, 가스,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수입 증가세를 이끌었다. 품목별로 보면 원유 수입이 45억92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3%가 늘었다. 원유는 수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석유제품(241.8%), 가스(170.3%), 석탄(123.5%) 등 원자재 수입액이 모두 2배 이상 증가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불확실성 커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월 경제동향’에서 경기 불확실성이 커졌다면서 그 원인으로 코로나19 4차 대유행과 원자재 가격 상승을 지목했다. KDI는 “최근 수출액의 높은 증가세는 물량보다는 가격 상승에 주로 기인한다”고 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부담은 지표로도 드러난다. 8월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2014년 4월 이후 7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 백신 접종으로 인한 경제 활성화 영향으로 수출과 수입이 모두 증가하는 건 대부분 국가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당분간은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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