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규제 직격탄 맞은 文펀드…文 따라 든 투자자들 초비상

중앙일보

입력 2021.09.20 06:00

문재인 대통령이 올 초에 투자한 뉴딜 펀드 수익률에 빨간불이 켜졌다. 주요 투자 대상인 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BBIG) 기업의 주가가 잇따라 조정을 받은 탓이다. 일부 펀드는 원금 손실을 내고 있다. 문 대통령을 따라 이들 펀드에 올라탄 투자자들도 마음을 졸이는 모양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8월 26일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본점에서 '필승 코리아 펀드'에 가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8월 26일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본점에서 '필승 코리아 펀드'에 가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8개월간 펀드 수익률 1.79%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지난 1월 15일 가입한 5개 뉴딜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79%(15일 기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0.11%)보다 높지만,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8%)에는 크게 못 미쳤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이들 펀드에 각각 1000만원씩, 모두 5000만원을 투자했다. 한국판 뉴딜을 독려하기 위해서다. 현재 수익률을 고려하면 8개월간 평가 차익은 89만3000원(수수료 등 제외)으로 추정된다.

문 대통령의 펀드 투자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9년 8월 일본 수출 규제에 맞서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에 투자하는 '필승코리아펀드'에 5000만원을 넣었다. 문 대통령의 생애 첫 펀드 투자였다. 올해 1월 기준 90%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자, 원금은 그대로 두고 수익금에 일부를 보태 총 5000만원을 뉴딜 펀드에 투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RX BBIG K-뉴딜 상장지수펀드(ETF)'와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삼성뉴딜코리아펀드', KB자산운용의 'KB코리아뉴딜펀드', 신한자산운용의 '아름다운SRI그린뉴딜1',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Fn K-뉴딜디지털플러스ETF'가 그것이다.

수익률은 펀드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뉴딜코리아펀드가 13.31%로 가장 높았다. KB코리아뉴딜펀드(6.09%)도 코스피 상승률을 웃돌며 선방했다. 반면 K-뉴딜디지털플러스ETF(-4.47%)와 아름다운SRI 그린뉴딜펀드(-3.65%), TIGER KRX BBIG K-뉴딜ETF(-2.35%)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가입한 뉴딜펀드·ETF 수익률.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문재인 대통령이 가입한 뉴딜펀드·ETF 수익률.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당분간 수익률 변동성 클 듯

수익률을 가른 요인은 BBIG 주가였다. 최근 2차전지·게임 대장주가 약세를 보인 데 이어 플랫폼주가 곤두박질치면서 이들 기업을 많이 담은 펀드 수익률이 조정을 받았다.

LG화학은 올해 들어 지난 15일 기준 12.9% 내렸고, 엔씨소프트는 같은 기간 36% 하락했다. 각각 배터리 리콜 이슈, 신작 게임 '블레이드앤소울2' 흥행 부진이 악재로 작용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정부와 여당의 빅테크 규제로 이달 들어서만 각각 21%, 8.8% 급락했다. 올해 상승분 일부를 내준 것이다.

투자 성적이 가장 저조한 HANARO Fn K-뉴딜디지털플러스ETF의 경우 이들 종목 비중이 컸다. 삼성SDI(12.06%)와 셀트리온(10.52%), 네이버(10.92%), 카카오(9.03%), LG화학(8.77%), 엔씨소프트(6.88%) 등에 주로 투자했다.

지난 1월 이 ETF에 투자한 A씨는 "대통령이 투자했다고 해서 300만원어치 샀는데 6% 넘게 손실 중"이라며 "본전만 찾으면 돈을 빼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뉴딜 펀드가 수익률 변동성이 클 수 있다고 전망한다. BBIG 기업에 대한 개별 이슈가 해결되지 않은 데다, 금리 상승 등으로 성장주 주가가 꺾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투자자 입장에선 불확실성이 커지는 구간"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플랫폼 등 업종의 전망이 여전히 밝지만, 중·단기로 보면 개별 기업 리스크(위험) 요인, 미국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등 악재가 있어 펀드 가입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업계에선 문 대통령의 펀드 투자 성적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익명을 원한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남은 임기 동안 투자 수익이 커질지, 아니면 원금을 까먹을지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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