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상했어요" 100억 온라인 식품몰, 유통까지 책임진다

중앙일보

입력 2021.09.08 10:44

업데이트 2021.09.08 10:54

신선식품을 새벽배송으로 고객에게 보내는 온라인 식품몰이 늘고 있다. [중앙포토]

신선식품을 새벽배송으로 고객에게 보내는 온라인 식품몰이 늘고 있다. [중앙포토]

앞으로 연 매출 100억원이 넘는 온라인 식품 판매사이트에 대해 별도의 식품 안전 관리 기준이 마련된다. 식품 자체에 대한 안전·위생 관리 규정은 있었지만, 유통 과정에 대한 식품 안전 관리는 그동안 오프라인 영업장 면적 기준으로만 이뤄졌다.

8일 본지가 관련 업계로부터 입수한 식품안전 당국(농림축산식품부·환경부·식품의약품안전처·공정거래위원회·소비자원 등)의 보고서에 따르면 식품 안전·위생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음·식료품과 농·축·수산물 등 식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업자(배달 서비스 제외)가 유통 과정을 위생적으로 관리하도록 하는 제도가 도입된다.

현행 식품위생법에서는 300㎡(약 90평) 이상의 오프라인 업장을 둔 업체만을 ‘기타식품판매업’으로 지정해 유통 과정을 관리하고 있다. 반면 소비자와 직거래하며 식품을 유통하는 온라인 사이트의 경우 기타식품판매업으로 지정되지 않으면 매출이 많아도 유통 과정에서 별도로 식품 안전을 관리할 수단이 없었다. 유통 과정에서 식품 변질이나 신선도에 문제가 생겨도 조치가 어려웠다.

온라인으로 식품 구입하는 이유.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온라인으로 식품 구입하는 이유.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현재 국내에서 온라인으로 유통·판매하기 위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전자상거래법에 따른 ‘통신판매업’ 신고를 하면 된다. 기타식품판매업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유통 과정에서 식품 안전 관리 기준은 따로 없다. 다만 건강기능식품 판매는 ‘건강기능식품일반판매업’ 신고를 하고 별도의 유통 기준에 따라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안전 당국이 온라인을 통한 신선식품과 가정간편식(HMR)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어 온라인 유통에 대한 안전 관리 기준을 수립하고 있다”며 “소비자와 직거래하는 오아시스마켓·헬로네이처·더반찬·윙잇 등 50여개 업체가 우선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식품 유통 시장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영역을 넓히며 규모가 커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음·식료품과 농·축·수산물 등 전체 온라인 식품 유통 규모는 2017년 10조4215억원에서 지난해 25조8928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문화가 퍼지고, 온라인을 통한 식품 구매가 일상적으로 이뤄지면서 시장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내 온라인 식품 거래 규모.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국내 온라인 식품 거래 규모.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특히 신선식품 구매와 새벽배송의 이용이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이 지난해 앱 사용자를 조사한 결과, 신선식품 구매가 전년 대비 76% 급증했다. 밤에 주문하면 다음 날 새벽에 배달해주는 새벽배송 서비스도 2015년 첫선을 보인 뒤 시장이 커지고 있다. 엠브레인에 따르면 지난해 새벽배송을 이용해본 경험이 있다고 한 응답자가 67%로 전년(53%)보다 14% 포인트 증가했다.

식품안전 당국이 온라인 식품 판매사이트 중 대상 업체를 매출액 100억원 이상인 곳으로 잡은 이유는 식품안전 사고가 당장 발생했을 경우 관리 인프라와 인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기타식품판매업으로 지정된 경우 영업신고를 통한 거래기록 보관, 위생관리인 지정, 매출액·취급품목·배송·영업형태에 따른 준수사항 등 의무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 당국에서도 오프라인 식품 유통에 적용되는 현행 규제 내용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며 “다만 제도 도입의 속도가 변화의 속도에 못 미쳐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시행 시기와 포괄적 방안에 대해 각계 의견을 수렴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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