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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검사 "尹 고발사주 조사, 한동수 못믿겠다" 공개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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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 [프리랜서 김성태]

윤석열 전 검찰총장. [프리랜서 김성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지난해 야당에 여권 인사들을 고발하라고 사주했다는 의혹에 대해 대검찰청 감찰부가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현직 검사가 “한동수 감찰부장을 믿지 못하겠다”는 글을 검찰 내부 통신망에 올렸다. 앞서 김오수 검찰총장은 지난 2일 대검 감찰부에 진상조사를 지시했고, 한동수 감찰부장은 감찰부 산하 감찰3과에 사건을 맡겼다.

“프레임 조작, 또다시 검수완박 땔감 악용 가능성 농후”

정희도(55‧사법연수원 31기) 서울동부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는 6일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검찰총장께 드리는 글’이란 제목의 글에서 “한동수 감찰부장은 믿지 못하겠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정 부장검사는 “몇 가지 팩트를 엮어서 ‘검언유착’이라는 거대한 프레임을 만들어낸 것처럼 ‘고발 사주 의혹’ 역시 프레임 조작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발 사주 의혹’의 진상이 조금이라도 왜곡된다면 또다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의 땔감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우려했다.

당시 MBC가 채널A 이동재 전 기자의 ‘검언유착’ 의혹을 보도한 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윤 전 총장은 손을 떼라’는 취지의 수사지휘권을 발동하고 이동재 전 기자는 구속됐지만, 최근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점을 빗댄 것이다.

한 부장의 공정성 논란도 꼬집었다. 정 부장검사는 “한동수 감찰부장은 여러 곳에서 ‘친정권 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그 근거로는 한 부장이 ▶법무부의 윤 전 총장 징계 당시 ‘윤 당시 총장은 총선에서 야당이 이길 것으로 생각한 듯하고 채널A 사건은 한동훈 검사장과 윤 총장이 같이 한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서를 낸 점 ▶공식 계통을 무시하고 총장실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한 점 ▶한명숙 전 총리 관련 의혹 감찰 때 무리하게 ‘검찰총장 경고’ 처분을 시도한 점 등을 나열했다.

정 부장검사는 “이런 분이 소위 ‘고발 사주 의혹’의 진상을 공정하고 진실되게 밝힐 수 있을까요”라고 물으며 “만약 한 부장을 배제할 수 없다면 ① 한 부장과 여권 정치인 등과의 교류를 철저히 검증하고 ② ‘레드팀’을 설치해 공정과 중립, 진실 부합 여부 등을 철저히 검증해달라”고 역제안했다.

이어 정 부장검사는 김오수 검찰총장에게 “검찰권이 선거에 악용되는 상황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면서 “만약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선거에 개입했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면 검찰은 ‘정치검찰’이라는 오명에서 끝내 벗어나지 못하고 회생불능 상태가 될 것”이라고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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