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대변인, 낙태반대 男기자에 "당신은 임신한적 없잖아" 일침

중앙일보

입력 2021.09.04 09:10

업데이트 2021.09.04 14:32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 EPA=연합뉴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 EPA=연합뉴스

최근 미국 텍사스주에서 제정된 낙태제한법을 찬성하는 취재진에게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당신은 여성이 아니어서 그런 선택에 직면한 적이 없다는 걸 알고 있다”며 일침을 가했다.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현지시각으로 2일, 사키 대변인이 지난 8월 17일 가졌던 백악관 정례브리핑 내용 일부를 보도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사키 대변인은 낙태제한법을 찬성하는 남성 기자가 “조 바이든 대통령은 가톨릭 신자인데 어떻게 낙태를 지지할 수 있느냐”고 비판하자 “당신은 여성이 아니어서 임신할 일도 없고 그래서 그런 선택에 직면한 적도 없다는 걸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가톨릭 전문방송 EWTN 소속 기자인 오웬젠슨은 “가톨릭은 원래 낙태에 반대하는데, 바이든 대통령은 왜 낙태를 지지하는가”라고 사키 대변인에게 물었다. 사키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낙태는) 여성의 몸에 대한 권리이며 그녀의 선택이라고 믿는다”고 답했다.

젠슨이 다시 “그러면 바이든 대통령은 태어나지 않은 아이는 누가 돌봐야 한다고 생각하냐”고 묻자 사키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한 결정을 내리는 것은 여성에게 달려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사키 대변인은 “나는 당신이 그러한 선택에 직면한 적이 없고, 임신한 적도 없다는 걸 알고 있다”며 “그러나 그러한 선택에 직면한 여성들에게 이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일이다. 대통령은 그들의 권리가 존중돼야 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더힐은 “바이든 대통령은 주말에 정기적으로 미사에 참석하는 가톨릭 신자로 알려져 있다”며 “낙태에 대한 그의 견해는 교회의 가르침과 상충하지만, 여론조사에서 대다수의 가톨릭 유권자는 모든 혹은 대부분의 경우에 낙태가 합법적이어야 한다고 답했고 바이든 대통령의 생각도 그와 일치한다”고 전했다.

더힐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텍사스 법원에서 낙태금지법이 제정되자 백악관 관계자들에게 “보건복지부 등 관련 부처가 텍사스주 여성의 낙태에 대한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법은 여성의 헌법적 권리에 대한 전례 없는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텍사스주는 낙태 금지 시기를 현행 20주에서 태아 심장박동이 감지되는 시기로 앞당기는 것을 골자로 하는 낙태제한법 시행에 들어갔다. 6주는 여성이 임신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시기라 사실상 ‘낙태금지법’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강간, 근친상간에 따른 임신이어도 낙태를 금지하기로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