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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된 교사 백신, 오늘부터 접종…수업·급식 공백 불가피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충남 계룡시의 한 예방접종센터에서 고3 수험생과 교직원들이 의료진에게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고 있는 모습.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달 충남 계룡시의 한 예방접종센터에서 고3 수험생과 교직원들이 의료진에게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고 있는 모습.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달 개학한 수도권의 A 초등학교는 1일과 2일 전 학년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교직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1일에 몰려 있어서다.

등교 수업을 중단하게 된 건 급식을 못하는 탓이 가장 크다. 이 학교 조리 종사자 9명이 한꺼번에 접종을 해야 한다. 이 학교 교장은 "방학 중에 맞을 줄 알고 조리 선생님이 다 같은 날짜에 신청을 해버렸다"면서 "급식이 안 되니 매일 등교해야 하는 1·2학년 학생들까지 원격수업으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교사들도 접종 날짜가 겹치니 공가를 자유롭게 쓰기 어렵다. 수업을 대신 해줄 다른 교사도 한꺼번에 접종을 해서다. 이 학교는 교사들이 백신 접종일과 다음날까지 재택근무를 하며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도록 했다. 실시간 수업을 하기 어려운 만큼 미리 준비해 둔 영상으로 대체했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된 지난 7월 서울의 한 초등학교 복도에 손소독제가 놓여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된 지난 7월 서울의 한 초등학교 복도에 손소독제가 놓여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백신 수급 차질로 개학 전 완료하겠다던 교사 백신 접종이 늦춰지게 되면서 학교 현장은 2학기 초반 학사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당초 교육부는 2학기 개학 전 교사 접종을 완료하겠다며 지난달 18~28일에 교사 2차 접종까지 완료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백신이 부족해지면서 일정이 2주 밀렸고, 대다수 학교가 개학한 이후인 1일부터 2차 접종을 시작하게 됐다.

백신 수급 차질로 접종 늦춰져, '개학전 접종완료' 실패

교육부가 2학기 등교 확대를 발표했지만 교사들이 한꺼번에 2차 접종을 하게 되면서 학교들은 원격수업으로 수업을 대체하고 있다. 서울의 B 초등학교는 개학 후 실시간 원격수업을 했지만 1일부터 3일간은 미리 제작된 영상을 보는 수업으로 바꿨다. 3학년 학부모 강모(39)씨는 "e학습터 영상만 보면 되니까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것 같다"며 "벌써부터 아이가 '오늘은 수업 대충해도 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한 초등학교 교문에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외부인 출입을 금지하는 안내문이 게시돼있다. 연합뉴스

서울 마포구 한 초등학교 교문에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외부인 출입을 금지하는 안내문이 게시돼있다. 연합뉴스

접종 일정이 늦춰졌지만 교육부는 등교 확대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등교를 본격 확대하는 시점이 개학 직후가 아니라 이달 6일부터라서다. 교육부 학생건강정책과 관계자는 "초기에 예약한 분들이 많아 1~4일에 74%가 접종을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부분의 교사가 본격 등교 전 2차 접종까지 마치고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교육부는 학교에 공문을 보내고 상황에 따라 ▷재량휴업 지정 ▷원격수업 전환 ▷임시 시간표 운영 중 선택하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교사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는 백신 접종에 대한 공포감이 변수다. 1차 접종 후 백혈병·혈전증 등 중증 이상 반응을 보인 사례가 잇따른 데다 예비 교사인 교육대학생이 접종 후 사망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는 "화이자 백신은 1차보다 2차에 부작용이 더 심하다고 알려져 교직 사회의 불안감이 커지고 학사 운영 차질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라며 "이에 대해 교육부와 시·도 교육감 협의회에서는 아무 입장을 내지 않고 있는데 적극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교육부에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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