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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불 테러 생존자 "시체들 토네이도처럼 공중에···파멸의 날 목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7일 CNN 방송이 전한 카불 공항 인근 폭탄 테러 현장의 모습. [CNN 방송 캡처]

27일 CNN 방송이 전한 카불 공항 인근 폭탄 테러 현장의 모습. [CNN 방송 캡처]

지난 26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공항 인근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 현장에서 생존한 아프간인이 “피로 강물을 이루고 발밑에 시체를 확인하며 걸어야 했다”며 현장 상황을 전했다.

아프간인 무함마드는 27일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어제 발생한 폭발 사고 현장에서 나는 가족과 함께 불과 50걸음 정도 떨어져 있었다”며 “상황을 묘사하기 힘들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무함마드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을 돕고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함께 일했다.

무함마드는 “피로 강물을 이루고, 몇 걸음을 내디딜때마다 발밑에 시체가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 했다”며 “나는 내 딸들이 상황을 보지 못하도록 눈을 가렸다. 아주 나쁜 상황이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폭탄 테러의 공격 배후로는 이슬람국가(IS) 호라산(Khorasan), 이른바 ISIS-K가 유력하게 지목된다. 이번 테러로 170명 이상이 숨졌다. 사망자 가운데는 미군 13명도 포함됐다.

CNN에 따르면 폭발 후 SNS에서는 셀 수 없이 많은 시체와 그 가운데서 살아남은 부상자들을 도우려는 시민들로 혼란스러운 상황이 포착됐다. 피투성이가 된 사람들이 손수레에 실려 이송되는 모습도 목격됐다.

미국 특수 이민자 비자를 소지했다는 국제 개발그룹의 전 직원은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폭발 테러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그는 “누군가 내 발밑에서 땅을 잡아당기는 것 같았다. 잠시 나는 고막이 터지고 청각이 상실됐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나는 시체들과 시체들의 일부가 토네이도처럼 공중에서 날아다니는 것을 봤다. 폭발 현장에 시신, 신체 부위, 노인, 부상자, 여성, 아이들이 흩어져 있었다”며 “살면서 파멸의 날을 보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나는 파멸의 날을 봤다. 내 눈으로 그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은 추가 테러가 있을 가능성을 두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현지시각으로 27일 백악관은 젠 사키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오전 국가안보팀에서 “카불에서 또 다른 테러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백악관에 따르면 테러 주동자들을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공언한 바이든 대통령은 테러 배후로 지목된 IS에 대해 “지구에서 사라지길 원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IS-K를 끝까지 추적해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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