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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이어 '文저격수' 김헌동 SH사장도 탈락…꼬이는 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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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저격수’로 활동해온 김헌동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이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 심사에서 탈락했다. 김현아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에 이어 김 본부장까지 SH사장 후보에서 낙마하자 “오세훈 시장의 주택정책 계획이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오 시장이 민 SH사장 후보, 연이어 탈락 

김헌동 경실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본부장. 임현동 기자

김헌동 경실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본부장. 임현동 기자

27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임원추천위원회는 지난 25일 서울시에 추천할 사장 후보로 한창섭 전 국토교통부 공공주택추진단장과 정유승 전 SH 도시재생본부장을 선정했다. 당초 임추위 면접에 임한 후보 4명 중 김 본부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지만 면접 단계에서 탈락했다.

특히 김 전 본부장은 서울시의회 추천 위원들로부터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다른 임추위 위원들이 김 본부장에게 매긴 점수에 비해 시의회 추천 위원들이 매긴 점수가 매우 낮아 탈락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임추위는 서울시의회가 추천한 3명, SH와 서울시 추천 각 2명 등 총 7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의회를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장악한 상태에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해온 김 본부장이 SH사장으로 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탈락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김헌동 "탈락 예상 못해…공정했나"

김 본부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탈락 사실을 언론 보도를 보고서야 알았고 다른 결격사유가 있는 것도 아닌데 이런 결과가 나올 줄 당시에는 예상하지 못했다, 돌이켜보니 탈락 절차가 과연 공정했나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그는 “경실련이 현재 SH과 벌이고 있는 분양원가 공개 소송, 그리고 SH임직원들의 부동산 투기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며 “SH사장으로서 어떻게 회사를 경영할지 등에 초점이 맞춰져야 하는데 본질과 다소 맞지 않는다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김 전 본부장은 그동안 경실련에서 공공주택 고가 분양 의혹 등을 제기하며 SH를 강하게 비판해왔고, ‘분양 원가 관련 정보 공개’를 두고 경실련이 SH를 상대로 소송까지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SH사장 임명이 연달아 차질을 빚으면서 ‘문재인 정부 부동산 실패’를 비판하며 차별화된 주택 정책을 펴려던 오 시장의 계획도 흔들리게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SH추천 인사 중 정유승 전 SH 도시재생본부장은 서울시 주택건축국장을 지내며 박원순 전 시장의 역점 사업 중 하나인 ‘사회주택’을 기획했다. 오 시장은 최근 사회주택 사업이 부실하게 진행돼 세금이 낭비됐다며 관련자들에 대한 법적 대처를 예고한 상태다.

서울시가 추가 검증을 거쳐 한 명의 적격자를 뽑는다면 해당 인사가 인사청문회를 거쳐 SH에 임명되지만, 시에서 두 사람 모두 내정을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검증에서 적격자가 없다면 두 후보자를 모두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우선 검증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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