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 보톡스 샀다…국내 1위 휴젤 1조7200억에 인수

중앙일보

입력 2021.08.26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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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휴젤의 제품군. 통상 보톡스로 불리는 ‘보툴리눔 톡신’이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사진 휴젤]

휴젤의 제품군. 통상 보톡스로 불리는 ‘보툴리눔 톡신’이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사진 휴젤]

GS그룹 컨소시엄이 국내 보톡스 생산업체인 휴젤을 인수했다. 인수 금액은 주식과 전환사채를 합쳐 1조7239억원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인수합병(M&A)에서 역대 최고 금액이다.

휴젤은 최대주주(LIDAC)가 보유주식(지분율 42.89%)과 전환사채를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5일 코스닥 시장에 공시했다. LIDAC는 미국의 사모펀드 운용사인 베인캐피탈이 휴젤을 인수하기 위해 조세회피처인 아일랜드에 세운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휴젤 주가는 전날보다 6.5% 내린 21만1400원에 마감했다. 지난 6월 3일(20만6000원) 이후 약 12주 만에 가장 낮은 금액이다.

휴젤 지분을 인수하는 컨소시엄에는 GS그룹의 지주회사인 GS, 싱가포르의 씨브리지캐피털, 아랍에미리트(UAE)의 국부펀드 무바달라,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IMM인베스트먼트 등 네 곳이 참여한다. 이들은 휴젤 주식(1조4995억원)과 전환사채(2244억원)를 동시에 사들인다. 나중에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꾸면 휴젤 지분 46.9%를 확보할 수 있다.

GS그룹이 의약품 관련 바이오 사업에 진출한 것은 2005년 그룹 출범 이후 처음이다. 휴젤은 통상 보톡스로 불리는 ‘보툴리눔 톡신’의 국내 생산 1위 업체다.

휴젤 연도별 실적.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휴젤 연도별 실적.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휴젤은 보툴리눔 톡신 등 검증된 제품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그룹의 바이오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육성해 미래 신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M&A는 조세회피처를 활용해 상당히 복잡한 구조로 이뤄진다. GS는 국내외 재무적 투자자와 손잡고 해외에 SPC를 설립한다. GS는 1억5000만 달러를 출자해 이 법인 지분의 50%를 갖는다. 이 법인은 다시 조세회피처인 케이맨 제도에 설립한 아프로디테 애퀴지션 홀딩스(AAH)란 회사의 지분 27.3%를 취득한다. 현재 AHH의 최대주주는 씨브리지캐피털이다. AHH는 LIDAC가 보유한 휴젤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가 된다.

손지훈 휴젤 대표집행임원은 이번 계약 체결 직후 휴젤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손 대표는 “휴젤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힘을 갖추게 됐다”며 “조직·운영상의 큰 변화 없이 새로운 주주와 함께 역사를 만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베인캐피탈은 2017년 약 9300억원을 투자해 휴젤을 인수했다. 약 4년 만에 휴젤을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번 거래 금액은 베인캐피탈이 희망했던 매각 금액(20억 달러)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휴젤은 현재까지 한국·중국 등 28개국의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10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에서 수출명 ‘레티보’의 판매 허가를 받았다. 휴젤은 얼굴 주름을 개선하는 제품(히알루론산 필러)도 생산하고 있다.

휴젤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28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895억원)과 비교하면 43% 증가했다. 상반기 매출액에서 보툴리눔 톡신은 56%의 비중을 차지했다. 휴젤의 상반기 영업이익(560억원)은 1년 전(290억원)보다 93%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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