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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접종자등록시스템 접속 장애, 접종 차질에 잔여백신 폐기

중앙일보

입력

25일 오후 코로나19 백신접종등록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한 모습.

25일 오후 코로나19 백신접종등록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한 모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자 등록시스템에 한때 장애가 발생해 백신 접종에 차질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잔여 백신 등록과 취소에 문제가 생겼고, 일부 의료기관은 아까운 백신을 폐기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달 백신 예약시스템에 심각한 장애가 발생한 데 이어 이번에는 입력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25일 백신 접종 의료기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께부터 질병관리청의코로나19예방접종등록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병·의원이 시스템에 접속을 시도하면 "데이터 처리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라는 메시지가 뜨면서 모래시계만 계속 돌아갔다.

이 시스템에는 전국 의료기관이 백신 접종자의 인적사항과 백신 종류, 접종 차수(1,2차), 접종 부위, 용량, 일자 등을 입력한다. 2차 접종이 끝난 사람에게는 예방접종 증명서를 발급한다.

서울 중구의 한 의원은 "접종자 1명 입력에 1분이 채 걸리지 않는데, 오늘 오후에는 평균 12분 걸렸다"며 "질병청 사이트가 도스 시절로 돌아간 듯 너무 느리다"고 말했다. 그는 "접종자 입력, 증명서 발급, 예약 변경 등이 올 스톱 됐다"며 "백신 예약 인프라를 못 갖춰 국민을 애먹이더니 이번에는 접종입력 사이트가 문제를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서울 중구의 다른 원장은 "시스템 접속에 랙(lag)이 걸리면서 다른 진료를 못하고 10분 넘게 모니터만 보고 있다"며 "서버를 증설하든지 전산을 확충해서 이런 일 안 생기게 해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서울 노원구 내과 원장은 "오후 2시 이후부터 등록이 잘 안 됐다. 재부팅 해도 마찬가지였고 오후 4시까지 계속 그랬다"고 말했다.

부산 동래구의 한 의원 원장은 "1건 입력하는 데 40분 걸린다. 뭔 일이 난 건지"라고 하소연했다. 다른 원장들은 "일하지 말고 기다리자" "너무 심하다" "컴퓨터를 껐다가 다시 켜도 계속 버벅대고 로딩 시간이 길다" 등등의 불만을 쏟아냈다. 간호조무사 카페에도 접속 장애를 문의하는 글이 많이 올라왔다.

이 시스템에 장애가 생기면서 잔여백신 처리에도 문제가 발생했다. 잔여 백신이 발생하면 여기에 올려야 네이버·카카오에 뜬다. 서울 중구의 한 의원은 장애가 발생하면서 잔여백신을 올리지 못해 끝내 화이자 백신 3회분을 폐기했다.

서울 중구의 다른 의원은 "잔여 백신을 잡은 사람이 취소했다. 다시 시스템에 들어가 취소 처리를 해야 하는데 그게 안 됐다"며 "예방접종 위탁기관을 그만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의 한 의원은 "잔여 백신 올린 걸 취소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취소도 안 되고 잔여 백신 등록도 안 된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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