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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밀린 숙제하듯 날치기” 공격…여당 “방역수칙 안 지키나” 딴소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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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언론재갈법’이라 불리는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을 놓고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선 강행 처리하려는 더불어민주당과 반발하는 국민의힘이 팽팽히 맞섰다. 국민의힘은 “언론재갈법으로 완전히 국민들 눈과 귀를 가리려고 한다”(윤한홍 의원)고 반발했지만 민주당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긴장감은 법사위 전체회의 개의 전부터 흘렀다. 이날 오후 2시10분 김기현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 60여 명은 국회 본관 법사위 회의실 앞에 진을 쳤다. 마이크를 잡은 국민의힘 의원들은 “언론에 재갈 물리는 법”(조해진 의원),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이달곤 의원)라고 비판했다.

1시간쯤 지난 오후 3시18분, 본관 409호 법사위원장실에 머물렀던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비난 속에 회의장으로 들어갔다. 법사위원장 대리인 박주민(민주당 법사위 간사) 의원이 곧장 개의를 선언하자 국민의힘은 초반부터 언론중재법에 날 선 비판을 가했다. “민주당이 밀린 숙제 하듯이 날치기 입법을 한다”(권성동 의원),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는 것은 우리나라 법률상 없는 규정”(전주혜 의원)이라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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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민주당은 “(회의장 밖에서)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건 썩 보기 좋지 않다”(김영배 의원), “질문이 결산 질의가 맞는지 모르겠다”(박주민 의원)며 말을 돌렸다. 지난 19일 문체위 전체회의에서 언론중재법 기립 표결에 나섰던 김승원 의원은 “8월 19일은 ‘폭력국회’가 재현된 날”이라며 “야당 의원들에게 둘러싸여서 (도종환 문체)위원장님이 위원들을 볼 수 없어서 저희가 보시라고 일어나서 손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출석한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야당 의원 간에 고성도 오갔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박 장관이 2014년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 당시 민주당 국정농단 진상조사단장이었던 것을 거론하며 “언론을 지원하겠다며 피해 신고센터까지 만들었던 민주당이다. 자신들을 향한 비판이 정당하지 않다면 해명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자 박 장관은 “그 뉴스는 가짜뉴스가 아니다. 당시 적절한 대책을 세웠다면 국정농단을 막을 수 있었다”며 “지금과 당시가 다르다는 것을 법사위원장이던 권 의원은 너무 잘 알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권 의원이 “대체 어디서 훈수냐. 묻지도 않은 걸 건방지게 답변하고 있느냐”고 소리치자 박 장관도 “건방지게가 뭐냐”고 고성을 질렀다. 권 의원이 “장관 신분이면 장관답게 해달라”고 하자 박 장관은 “우리 아이가 쓰는 표현 중에 ‘반사’라는 말이 있다”고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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