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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기온, 짧은 장마…올해 말벌 더 독해졌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20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야외 활동이 증가한 데다 추석을 앞두고 벌초에 나선 사람들이 늘면서 벌에 쏘이는 사고도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짧은 장마와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원인으로 꼽았다.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벌집 관련 신고는 308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95건보다 두 배로 증가했다. 전체 출동의 75.7%인 2338건이 7월 한 달 사이에 집중됐다. 하루 평균 75.4건으로 지난해 7월 출동 985건과 비교하면 2.4배나 급증했다.

7월까지 벌에 쏘여 병원에 간 환자는 169명으로 집계됐다. 첫 환자가 발생한 3월부터 6월까지는 월평균 17.5건에 불과했지만 7월 들어서는 99건으로 급증했다.

소방당국은 올해 7월 충남 도내 평균 기온(26.7도)이 평년보다 높은 데다 상대적으로 짧은 장마철 강수일수(11.3일), 이에 따른 적은 강수량(168.5㎜) 등이 번식기(8~9월)를 앞둔 말벌 생육과 활동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말벌에 쏘이면 주로 붓고 열이 난다.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치명적인 상황에 부닥칠 수 있고 자칫 목숨이 위태로운 경우도 발생한다. 벌 독에 의한 사망사고는 79%가 1시간 이내에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벌에 쏘이면 속이 메스껍고 구토와 어지러움, 두드러기 증상 등이 나타난다. 쏘인 부분이 심하게 부풀면서 호흡 곤란이 발생하기도 한다.

벌초 때나 집에 붙어 있는 벌집을 제거하기 위해 가스가 충전된 스프레이식 방충제를 사용하거나 벌집을 태우는 것도 피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벌이 공격하면 머리를 감싸고 20m 이상 떨어진 곳으로 신속하게 대피해야 한다.

충남소방본부 송원석 상황분석팀장은 “벌 쏘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야외 활동 때 신체 노출을 최대한 줄이고 화장품과 향수 사용을 피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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