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도 中도 아니다…암호화폐 진짜로 많이 쓰는 나라 1위는?

중앙일보

입력 2021.08.21 15:00

지난 7월 나이지리아 수도 라고스의 한 야외 전시장에 아프리카 여성이 암호화폐가 그려진 선글라스를 쓴 여성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7월 나이지리아 수도 라고스의 한 야외 전시장에 아프리카 여성이 암호화폐가 그려진 선글라스를 쓴 여성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AFP=연합뉴스]

세계 암호화폐 시장을 주도하는 건 어느 나라일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CEO가 활동하는 미국일까.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를 배출하고, 얼마전까지 채굴량 1위를 굳건히 지켰던 중국일까.

둘 다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유명 투자자나 기관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 얼마나 암호화페를 쓰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따져보면 그렇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는 최근 ‘2021년 글로벌 암호화폐 채택 지수’ 를 공개했다. 국가별로 경제활동에서 암호화폐를 어느 정도 비중 있게 쓰는지를 지수로 나타낸 것이다. 절대적인 거래량이 아닌 평범한 개인의 사용 정도에 중점을 둔다.

일반인이 암호화폐 가장 많이 쓰는 건 베트남  

2021 글로벌 암호화폐 채택지수 순위.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2021 글로벌 암호화폐 채택지수 순위.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체이널리시스는 “이 지수의 목적은 ‘일반인’이 가장 많이 암호화폐를 사용하는 국가를 찾아보는 것”이라며 “암호화폐를 거래 및 투기 수단으로 활용하기보다 상품교환 및 저축 등 일상적인 경제 활동에 쓰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각 국가의 1인당 구매력(PPP)에서 암호화폐가 차지하는 비중, 거래소가 아닌 개인 대 개인(P2P) 거래량이 많은 정도 등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겼다.

전 세계 154개국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글로벌 암호화폐 채택지수가 가장 높은 건 베트남이었다. 이어 인도, 파키스탄, 우크라이나와 케냐가 상위 5개 국가에 자리했다.

화폐가치 불안, 송금 규제에 '대안' 부각

지난 6월 엘살바도르의 한 해변 상점에서 비트코인으로 결제가 가능하다는 안내문과 QR코드가 적혀있다.[로이터=연합뉴스]

지난 6월 엘살바도르의 한 해변 상점에서 비트코인으로 결제가 가능하다는 안내문과 QR코드가 적혀있다.[로이터=연합뉴스]

상위 20개 국가엔 대부분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남미 지역의 신흥국가들이 자리했다. 나이지리아, 베네수엘라, 토고 아르헨티나 등이 10위 이내에 들었다. 최근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한 아프가니스탄도 20위에 올랐다.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핀테크 데이터 분석가인 보아즈소브라도는 미국 CNBC방송에 “체이널리시스 지수 상위 국가 대부분은 정부가 개인의 자본유출을 강하게 통제하고, 해외 이민자 수가 많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자국 통화가치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체이널리시스는 “신흥국에서 자국 통화가치가 하락하자 자산 가치를 유지하고, 자유롭게 송금하기 위해 암호화폐를 활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암호화폐가 정부 규제를 우회할 수 있는 대안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들 국가에선 일반적인 암호화폐 거래소에 개인이 접근하는 게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이들 국가에서 암호화폐 거래가 주로 P2P 방식으로 이뤄지는 이유다.

체이널리시스 “암호화폐, 이미 글로벌 트렌드”

전세계 글로벌 암호화폐 채택 지수 현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전세계 글로벌 암호화폐 채택 지수 현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암호화폐에 대한 논란이 많지만 적어도 사용자 저변은 전세계에서 동시에 확대되고 있다는 게 체이널리시스의 평가다. 2021년 2분기 154개국 암호화폐 채택 지수의 합계는 2019년 3분기 대비 23배 증가했다. 체이널리시스는 “암호화폐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며 “신흥국 시장을 중심으로 암호화폐 거래는 이미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고 강조했다.

“선진국, 개인보다 기관 투자 비중 커”

지난 4월 스위스 취리히의 한 암호화폐 환전소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다양한 암호화폐 시세가 스크린에 나타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지난 4월 스위스 취리히의 한 암호화폐 환전소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다양한 암호화폐 시세가 스크린에 나타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한편 암호화폐 시장을 주도하던 미국과 중국의 순위는 각각 8위와 13위로 전년 순위(6위와 4위)보다 내려갔다. 순위가 하락한 것은 비슷하지만, 이유는 조금 다르다. 체이널리시스는 “중국은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 및 채굴을 집중적으로 단속해 거래가 줄어들었을 수 있다”며 “미국에선 개인보다 전문기관의 암호화폐 투자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점이 지수가 하락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두 나라를 제외하면 체이널리시스 지수 상위에 주요 선진국은 들어있지 않았다. 체이널리시스는 “신흥 시장에선 일반 소비자가 경제활동을 위해 암호화폐를 사용하는 반면 (전체 거래량이 많은) 북미와 서유럽, 동아시아 등에서는 투자 목적으로 기관투자자 등이 주도해 암호화폐 사용을 늘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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