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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15년 고인 트위터, 요즘 주가 왜 이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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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레터 69호. 2021.03.16.

Today's Topic
트위터, 너도 15살이니 돈 벌어야지 

팩플레터 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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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레터 박수련입니다. 여러분 트위터 쓰시나요? 음, 한물 간 SNS일까요? 저는 요즘 트위터를 가장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트위터가 ‘크리에이터 이코노미(Creators Economy)’를 포기한 건 아니더라구요. 유료구독 기능을 추가하겠다고 발표했거든요.

유튜브와 틱톡이 ‘창작자 경제’의 핵심이 된 건 재능있는 콘텐츠 창작자들이 계속 모여 들도록(=돈 벌 수 있게) 생태계를 설계했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트위터는요? 코로나19로 무대를 잃은 뮤지컬 가수가 트위터에서 수만 팔로워를 가진들? 그의 생계엔 전혀 도움이 안 됩니다.

이런 트위터를 스콧 갤러웨이(Scott Galloway) 미국 뉴욕대 스턴 경영대학원 교수는 맹비난합니다. 트위터가 비슷한 때 출시된 페이스북이나 유튜브에 비해 부진한 가장 큰 이유로 '콘텐츠 생태계에 투자하지 않은 점'을 꼽습니다. 그는 스포티파이가 글로벌 팟캐스터 조 로건과 1230억원짜리 독점 콘텐츠 계약을 맺고,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시리즈로 세계를 휩쓸 때 트위터는 뭘 했냐고 따집니다. 볼만한 콘텐츠, 그걸 만드는 창작자 생태계에 트위터가 투자를 했어야 한단 의미겠죠.

오늘 팩플레터에선 트위터가 변화를 시도하는 배경을 살펴봤습니다. 심서현 정원엽 김정민 기자가 함께 취재하고 정리했어요. 이번주 레터를 준비하면서 새삼 우리 레터를 구독해주시는 여러분께 감사하단 생각을 했답니다. 그리고 소셜의 미래에 대한 여러분 생각도 궁금해졌고요!

🧾 목차

1. 변방의 트위터에 볕이 드는가
2. '고인물' 트위터, 이제 달라짐?  
3. 트위터의 변신
4. 소셜, 뉴 웨이브
5. 모일 때 수익 〈 모일 때 비용?
6. 그래서, 트위터 이제 돈 좀 버나

팩플레터 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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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변방의 트위터에 볕이 드는가

잠자던 숲 속의 트위터가 깨어난다. 페이스북의 치세 아래 성장이 멈췄었는데, 요새 흐름을 제대로 타는 모양새다.

● 트위터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8% 증가한 12억9000만 달러(약 1조4298억 원). 순이익은 1년 전보다 87%나 늘어난 2억2210만 달러를 기록했다.
● 지난달에는 ‘2023년까지 매출 2배’라는 야심찬 목표도 애널리스트들 앞에 공개했다(37억 달러 →75억 달러). 수익화 가능한 일간 활성이용자(mDAU)가 현재 2억 명인데, 2년 내 3억명 찍고 여기에 ‘수퍼 팔로우’ 같은 유료 기능을 붙여 돈 벌겠다고.
● 실로 간만에, 주가가 오른다. 2013년 상장 이후 트위터 시가총액은 쪼그라들기 일쑤였다. 2017년엔 상장 초기의 ¼ 토막이 나기도 했다. 그랬던 트위터 주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오름세를 타더니 지난달 ‘유료 기능 도입’ 발표 후 급등했다. 시장도 트위터의 변신을 기대한다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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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고인물' 트위터, 이제 달라짐?

한때 페이스북과 소셜 쌍두마차였던 트위터. 트위터에선 바깥 세상 소식을, 페북에서는 지인 안부를 챙기는 게 정석이었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구글·애플·아마존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GAFA’가 된 반면 트위터는…

한때 잘 나갔다. 2010년 사용자 1억 명, 2012년 말 2억 명 돌파. 2013년 11월 뉴욕증권거래소 상장도 대박 났다. 공모가 26달러에, 첫날 종가 44.9달러. 이때만 해도 트위터 시총은 244억달러(26조원)로, 페이스북 시총의 1/5은 됐다(지금은 1/12) .
● 그러나 이후 지지부진. 한때 200%에 달하던 연간 성장률은 20% 아래로 내려갔고, 월간 사용자 수는 2015년 초 3억명에서 2020년 말 3억4000만 명으로, 5년간 제 자리.
● 트위터에 확실한 신규 서비스도, 광고 외에 뚜렷한 수익모델도 없었기 때문이다. 2015년 큐레이션(모멘트)과 실시간 방송(페리스코프)를 추가했지만, 사용자들은 유튜브·틱톡으로 가 버렸다. 2017년 5월 미 경제전문매체 INC는 “한때 페이스북과 맞붙어 SNS계의 펩시는 될 수 있었던 트위터가, 이제 생존을 걱정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3. 트위터의 변신

절치부심 끝에 트위터가 이번에 내놓은 개편의 열쇳말은 ‘구독, 혹은 후원’이다.

● 핵심은 콘텐츠 제작자에게 구독료를 내는 ‘슈퍼 팔로우(Super Follows)’. 예를 들어 BTS 같은 가수를 ‘슈퍼 팔로우’하면 팬에게만 보내는 트윗·영상·오디오 같은 독점 콘텐츠나 뉴스레터를 받아볼 수 있다. 구독료 등 수익은 회사와 트위터리안이 나눠 갖는다.
● 트위터는 이를 위한 준비도 차근차근 해 왔다. 지난해 12월 오디오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와 유사한 ‘스페이스(Spaces)’를 선보였고, 올해 1월에는 이메일 뉴스레터 서비스 레뷰(Revue)와 팟캐스트 플랫폼 ‘브레이커’도 인수했다. 페이스북 그룹과 유사한 커뮤니티를 준비하고 있으며, 쇼핑 기능 테스트도 시작.
● 수익의 90% 이상을 광고에 의존하던 트위터로서는 큰 변화다. 잭 도시 트위터 CEO는 "(트위터가) 느리고, 혁신성이 부족하며, 신뢰할 수 없다는 세 가지 비판에 직면해 있다"며 확실한 변화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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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소셜, 뉴 웨이브(New Wave)

트위터의 개편은 소셜 사용자의 변화 흐름에 발 맞춘 조치다. 여전히 SNS 제왕은 ‘광고 보면 무료’인 페이스북이지만, 팬과 커뮤니티로부터 구독료를 받는 구독형 소셜의 ‘뉴 웨이브’가 일고 있다. 개인정보를 긁어가는 페이스북의 맞춤형 광고에 대한 반감도 이런 흐름의 배경.

페이스북 광고, 저물어가나 :  달도 차면 기운다. 페이스북 하고 싶은 대로 다 했던 시장, 요새 좀 달라지고 있다. 애플은 올해 초부터 iOS 기기 사용자에게 “앱이 당신의 활동을 추적하는 걸 허용하겠습니까?”라는 메시지를 띄운다. 구글도 2022년까지 크롬 검색 기록을 제3자에게 넘기지 않겠다고(쿠키 지원 중단) 발표했다. 개인 맞춤 광고로 매출 98%를 올리는 페이스북에겐 뼈아픈 변화들.
‘알고리즘의 이끄심’, 이제 그만 : 클럽하우스 투자자인 앤드리슨 호로위츠(IT벤처 투자회사)의 앤드류 챈은 “새로운 소셜에서는 지적 아이디어와 감정적 유대감이 강조된다”고 내다봤다. 미국  IT 매체 원제로 역시 “가장 인기 있는 게시물·사진·영상을 노출하는 알고리즘에 대한 피로감이 높아졌다”며 “클럽하우스 같은 새로운 SNS는 ‘대다수의 관심’보다 사용자와 관계 밀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둔다”고 분석.
커뮤니티는 트위터의 미래? : 트위터의 수익모델은 광고모델 뿐이었다. 앞으론 ‘작고 끈끈한 커뮤니티’에서도 수익을 내려 한다. 취향 중심의 클럽하우스(Clubhouse), 유료 뉴스레터 서브스택(Substack), 창작자 후원 사이트 패트리온(patreon)의 요소를 ‘슈퍼 팔로우’에 모두 담았다. 유튜브가 ‘다수의 광고 시청’에서 나온 광고 수익중 일부가 창작자에게 돌아간다면, 트위터(슈퍼 팔로우)는 ‘소수의 충성독자’가 직접 돈을 낸다.

5. 모일 때 수익 < 모일 때 비용 ?  

‘일단 많이 모아라, 거기서 똥을 싸든 바르든, 좋아하든 분노하든, 돈이 나올 것이다.’ 그랬던 소셜미디어가 변하려는 건, ‘너무 심했나’ 싶어서가 아니다. 혐오·폭력 콘텐츠로 인해 기업이 떠안을 리스크가 커져서다. 콘텐츠 질 관리는 이제 플랫폼의 숙명.

페이스북 vs 트위터 : 페이스북은 ‘민간기업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해서 되겠나’라며 유해 콘텐츠 삭제에 다소 소극적이었다. 반면 트위터는 테러 옹호나 음모론 전파 계정을 수만 개씩 폐쇄하는 등 콘텐츠에 개입하는 편이었다. 그때마다 트위터 주가는 하락했다. 시장은 사용자 감소로 해석했다.
트럼프가 바꾼 소셜 : ‘뭐든 떠들면 플랫폼엔 돈 된다’는 이 공식, 트럼프 미 대통령 임기 말에 위태로워졌다. 소셜을 애용하는 트럼프 덕에 트위터·페이스북은 더 북적였지만, 그의 폭력 옹호성 발언과 음모론이 소셜을 타고 퍼지는 통에 기업들은 곤란해졌다. 결정타는 1월 6일의 미 의사당 습격 사건. 트럼프의 ‘개표 부정’ 주장을 믿는 극우 트럼프  지지자들의 무장 난입으로 5명이 숨졌다. 트위터는 팔로어 8900만짜리 트럼프의 계정을 닫아 버렸다.
바이든도 매 드는 소셜 : 바이든 대통령은 ‘인터넷 서비스 기업은 올라오는 콘텐츠에 대해 책임이 없다’는 법(Section 230)을 손 보고, 유해 콘텐츠 퍼지면 해당 플랫폼에 책임을 묻겠다고, 당선 전부터 공언했다.
한국 포털도 관리 부담 : 국내 포털이 댓글을 없애거나 제한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2019년 말부터 다음·네이버는 연예·스포츠 기사 댓글을 차례로 없앴다. 연예인·선수의 명예훼손 피해가 크다는 이유였다.

6. 그래서, 트위터 이제 돈 좀 버나

트위터가 야심차게 손 댔지만 대박은 옆집에서 나기, 무슨 공식처럼 굳어졌다. 2012년 숏폼 영상 앱 바인(Vine)을 인수했으나 승자는 틱톡. 2015년 영상 스트리밍 앱 페리스코프를 인수했지만 잘 된 건 아마존의 트위치. 이번엔 어떨지 계산기를 두드려 보자.

● 트위터 일일 사용자는 2억명. 이중 10%가 월 구독료 10달러를 낸다면? 24억 달러 연 매출이 새로 생긴다. 지난해 매출이 37억 달러였으니, 순식간에 매출이 1.7배가 된다!  하지만 구독료 매출의 30%는 애플·구글에 앱마켓 수수료로 떼줘야 한다. 남은 70%에서 창작자 몫도 빼야 한다. 트위터에게 떨어지는 금액은 생각보다 적을 수도.
● 트위터는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 왔다. 중동 아랍의 봄(2011년), 홍콩 우산혁명(2014년), 미국 흑인 인권운동(BLM, 2020년)의 초기 공론장 역할을 했다. 돈 못 버는 고인물 SNS지만 존중받는 이유다. 그랬던 트위터가 ‘구독료’를 들고 나오니 찬·반이 엇갈린다.
● ① “이젠 돈 벌게 해주자” : 스콧 갤러웨이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 교수는2월 매거진 뉴욕 기고를 통해 “트위터의 구독은 단지 돈을 벌 뿐 아니라 광고주 대신 사용자 중심으로 사업 방향을 바꾸는 것”이라며 “유료 고객의 요구는 제품 혁신으로 이어지고 장기적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했다.
● ② “트위터에서도 정보격차?” : 누구나 ‘슈퍼 팔로우’를 거느릴 수 있는 건 아니다. 셀럽(유명인) 프리미엄이 돈 버는 구조다. 표면적으로나마 평등했던 공간에 ‘계층’이 생긴다는 얘기다. ‘소통과 민주주의에 기여한다’는 트위터였기에, 나오는 비판이다.

팩플 서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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