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내년 연봉 52억원'… 4년 계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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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4번 타자 이승엽(30.사진)이 구단과 2010년까지 4년 장기계약을 했다.

이승엽은 5일 도쿄의 구단 사무실을 방문해 기요다케 히데도시 구단 대표와 계약서에 사인했으며 요미우리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4년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요미우리가 4년 이내에 일본시리즈에서 우승할 경우 다음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다'는 조건부 계약이다.

이승엽은 계약 후 기자회견에서 "자이언츠에서 모두와 함께 뛰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며 "우승하기까지는 다른 곳에 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또 "나에게 메이저리그는 중요한 일이지만 자이언츠에서 우승한 다음 생각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구체적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요미우리 신문은 이날 인터넷판에서 이승엽의 내년 연봉이 6억5000만 엔(약 52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요미우리에서 10년간 뛰었던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가 일본 무대 마지막 해(2002년) 받았던 연봉 6억1000만 엔보다 4000만 엔 많은 것이다. 또 이승엽의 올해 연봉 1억6000만 엔보다 4배, 금액으로는 4억9000만 엔 수직 상승한 것이다.

교도통신은 4년간 30억 엔(약 240억원)으로 추정한 뒤 이를 토대로 평균연봉이 7억 엔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승엽은 올해 소속팀의 부진에도 41홈런 등 타율 0.323, 108타점, 101득점으로 홀로 분전하며 4번 타자 몫을 충분히 해냈다.

4년 장기계약의 배경에는 올 시즌 막판 왼쪽 무릎 수술을 받았기 때문에 당장 미국 무대를 노크하는 것보다 일본에서 제대로 된 대우를 받으면서 실력을 쌓는 게 낫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요미우리 우승 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보장받았기 때문에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는 희망을 포기한 것도 아니다.

한편 이승엽은 내년 등번호를 33번 대신 25번으로 교체하기로 구단과 조율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고, 요미우리는 이승엽의 요청에 따라 한국인 코치 1명을 연수생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9일 도쿄에서 개막하는 제2회 코나미컵 때 TV 해설자로 나서는 이승엽은 15일께 귀국 예정이다.

성백유 기자,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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