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체제/오래 못간다/미 뉴욕타임스서 분석 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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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부패하고 변덕 심해/군서 등돌릴 가능성/기술관료 부상 개인숭배 제거
북한의 김일성이 사망하면 김정일체제는 오래가지 못하고 군과 기술관료 엘리트들이 북한을 통치할 가능성이 높다고 미 뉴욕타임스가 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날 북한이 남북 고위급회담에 나오게된 배경분석 기사에서 김일성의 아들이자 지명후계자인 김정일이 부패하고 변덕이 심하며 따라서 권력을 오래 유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북한전문가들과 외교관들의 의견을 종합한 이 기사는 김정일이 권력을 승계한 후 군이 그에게 등을 돌리고,권력의 중심으로 점차 이동하고 있는 새세대의 기술관료들과 결합해 북한을 통치하려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북한군과 기술관료집단은 북한의 정치적 입장을 완화하고 지난 두세대동안 북한의 발전을 저해한 개인숭배를 제거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믿고 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북한이 표면상으론 조용하나 그 아래엔 불만의 징조들이 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북한이 동구와 같이 하루아침에 공산주의를 포기할 것으로 보기 어려우며 그보다는 공산주의 유산을 조정적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는 북한이 한국은 물론 특히 서방과 관계개선을 하는 길이 멀고 어려울 것임을 의미한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한편 북한으로 하여금 이번 남북고위회담에 응하게 한 요인은 냉전의 붕괴로 야기된 국제환경변화와 북한의 완고한 체제에 가해진 내외의 압력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국제환경변화로는 앞서가는 한국의 경제성장과 북한의 외채상환부담등 상대적인 위축,소련과 동구권의 변화로 인한 경제와 교류의 동반자 상실,중국으로부터의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것 등이 지적됐다. 또 내외압력으로는 최근 노태우­고르바초프 한 소 정상회담과 셰바르드나제 소 외무장관의 대 평양조언등이 지적되었다.
이 신문은 이어 최근 북한변화의 조짐으로 미 일과의 접촉을 강화하고 있는 사실을 들고 미­북한이 북경에서 그동안 10여차례 외교접촉을 가진 점과 미국의 북한학자ㆍ운동선수ㆍ연예인들의 방문허용,북한의 미군유해송환등을 들었다.<뉴욕=박준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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