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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계 미국인에 테러위협/충돌위기 고조되는 중동사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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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라크행 육류 배안에서 썩어/“대 이라크 공격 지금이 최적기”
아랍권내에서 반미ㆍ반서방의 목소리가 높아져 가는 반면 미국내에서는 반아랍 분위기가 확산되어 가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아랍계 주민들에 대한 테러위협이 가중되고 있어 이들을 불안에 떨게하고 있다.
한편 미국ㆍ영국인 등 서방인을 인질로 잡고 있는 후세인은 사태조사차 바그다드에 입국했던 2명의 미국 전직 국회의원의 출국을 21일 허용했다.
○“끝없는 전쟁 치르자”
○…미국을 주축으로 진행되고 있는 서방측의 중동지역 군사력 증강추세는 아랍국들과 회교도들에게 모든 서방국민들을 공격목표로 여기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요르단의 한 일간지가 22일 주장.
알 라이지는 『우리를 노예국화 하려는 서방국들의 증오와 경멸심,그리고 그들의 결의는 우리로 하여금 투쟁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를 남기지 않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같은 투쟁에서 신앙과 국가적 동질성,존엄성을 수호하기 위해 모든 서방인들과 시설을 공격목표로 삼아 치열,냉혹하고 끝없는 전쟁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강조.
반면 중동사태와 관련,미국내에서 반아랍 감정이 고조돼 일부 아랍계 주민들에 대한 테러나 테러위협 사건이 발생하고 있으며 아랍계 주민사회에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시카고에서는 한 팔레스타인 청년이 폭행당한 뒤 이라크로 돌아가라고 협박당했으며 디트로이트시에서 발행되는 아랍계 신문의 편집장도 쿠웨이트내 미국인들이 해를 받으면 살해하겠다는 협박전화를 받았다는 것.
○「전쟁의 위험」 첫 경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21일 이라크 겸 쿠웨이트주재 교황청 대사인 올레스 마리안 대주교와 페르시아만 사태에 대해 논의.
교황청은 그러나 관례대로 그 내용에 대해서는 자세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교황은 또 22일 페르시아만 사태를 처음으로 공식 언급,「전쟁의 위험」을 경고하고 평화를 기원했다.
○전 미의원 2명도 출국
○…이라크와 쿠웨이트에서 소개돼 21일 요르단에 도착한 아랍 및 아시아계 거주민 8천여명중에는 이라크에 조사차 입국했던 전 미의원 2명이 포함되어 있다.
토머스 킨데스(공ㆍ오하이오),조지 한센(공ㆍ아이다호) 등 2명의 전직의원은 비아랍ㆍ비아시아계로서는 후세인 대통령으로부터 출국을 허가받은 최초의 미국인들.
○하역 신청조차 못해
○…터키 남부의 메르신항에는 유엔의 대 이라크 금수조치에 따라 이라크로 향하는 냉동육 수백t이 발이 묶인채 부패될 상황에 처해 있으며 쿠웨이트행 콜라 수천여병도 부둣가 폭염에 그대로 노출된 채 쌓여 있다.
덴마크 선적 아이스플라워호와 모로코 선적 이프니호는 유엔금수 이후 이라크로 향하던중 다시 터키로 귀항,터키측의 하역거부로 냉동육 3천2백t을 그대로 적재한채 항구에 발이 묶여 있으며 모로코 선적 오크바호는 냉동육과 기타 화물을 싣고 역시 메르신항에 입항했으나 하역 신청조차 못내고 있다는 것.
○부시정책 76%가 지지
○…미국민들 76%가 부시 대통령의 페르시아만 정책을 지지,국난에 처했을때 대통령을 강력히 지원하는 미 국민들의 전형적인 애국심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뉴욕 타임스­CBS방송의 최근 공동 여론조사결과가 밝혔다.
타임스와 CBS방송이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미국 성인 1천4백22명을 대상으로 전화인터뷰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단지 15%만이 부시 대통령의 정책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을 뿐 압도적 다수의 미국민이 부시 대통령의 중동정책을 지지했다. 이 지지율은 지난해 12월의 파나마 침공 직후 때와 맞먹는 높은 수준이었다.
부시 대통령에 대한 이같은 높은 지지율은 지난 62년 쿠바 미사일 위기직후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얻었던 지지율 76%와 같은 수준으로 위기에 처한 대통령에게 일제히 성원을 보내는 미국민들의 전형적인 애국심의 표현인 것 같다는 게 여론조사측의 논평이다.
○필리핀도 에너지 비상
○…필리핀 정부는 22일 중동사태에 대처,에너지 절약을 위해 각급 학교의 수업일수를 줄이고 정부와 민간기업들의 근무시간도 단축하는 조치를 승인.
◎미 파견군 식수운반 고민
○…사우디에 배치된 미군들이 사막작전 수행중 겪고 있는 가장 큰 어려움은 식수를 어떻게 운반하느냐는 문제.
미군 병사들은 탈수현상을 막기 위해 하루 약 5갤런의 물을 마셔야하므로 순찰 나갈때면 14㎏씩 되는 기본장비 외에도 5∼7㎏의 식수를 휴대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되는 셈.
이 때문에 이들은 15분내지 20분마다 휴식을 취해야만 하게돼 행군속도가 현저히 느려지고 있다.
○“시간 지나면 여론 변해”
○…미국이 사우디에 병력과 무기를 계속 투입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미군을 비롯한 다국적군이 이라크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는 적기라고 국방분석가들이 22일 밝혔다.
중동의 한 미국 국방분석가는 『현재 미국내 여론은 인질들의 생명을 희생하는 대가를 치르는 한이 있더라도 총격전을 벌이자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앞으로 6주일 또는 6개월 후면 사정이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후세인은 지금 쳐야하며 그렇지 않으면 영영 치지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현재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에 대한 전세계의 공통인식이 흐트러지기 시작하고 있으며 예측할 수 없는 중동정치 상황으로 인해 미국의 입장이 위협받을 수도 있다는 이유로 대 이라크 공격 시기선택 문제가 극히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
분석가들은 이라크와의 전투가 시작될 경우 미군은 개전 1∼2시간만에 공군력의 우위를 확보하고 B­52 폭격기들이 중폭격을 단행하는 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전망.
○인질산재로 구출 불능
○…이라크와 쿠웨이트에 억류중인 3천명 가량의 미국인들을 성공적으로 구출하는 작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미 군사 전문가들이 말했다.
◎미 농민들 금수조치로 큰 피해
○…이라크에 대한 금수조치로 엉뚱하게 미국 농민들이 골탕을 먹고 있다.
이라크는 미국산 쌀의 주요 고객이었는데 이번 금수로 인해 미 쌀농가가 막대한 타격을 받고 있는 것.
이라크는 지난해에만 39만2천t의 미국쌀을 사들였는데 이는 미국쌀 수출 물량의 25%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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