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긴축정책 움직임/세계금융시장 “흔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지 전망/중동사태속 인플레 크게 우려/지난주 시중은행 금리 또 올려
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으로 인해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 인플레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금리인상 및 긴축정책을 취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최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지는 일본은행이 재할인율 인상을 곧 시도할 것이며 이같은 조치가 단행될 경우 일본은 물론 국제금융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
70년대 두차례에 걸친 석유파동으로 인해 어느나라보다도 심한 고통을 당했던 일본은 이번 사태가 제3차 석유위기로 발전할 가능성이 없지않다고 보고 상당한 정도의 긴축정책을 취할 것이라는게 경제전문가들의 분석.
작년 5월만 하더라도 연 2.5%였던 일본은행 재할인율이 그동안 네차례나 거듭 인상되면서 현재 5.25%에 이르고 있는데 여기서 일본은행이 또다시 금리를 올릴 경우 미국ㆍ유럽등 주요 국제금융시장의 「큰손」인 일본투자자들의 참여가 크게 줄어들어 세계 증시 및 채권시장은 큰 변화가 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일본이 금리인상을 꾀하는 또다른 이유로는 엔화약세를 막고 사회 간접자본 시설확충을 목표로 현재 계획중인 대규모 공공사업의 재원조달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사실 쿠웨이트사태 이전에도 일본에서는 금융긴축이 취해지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는데 지난주 일본의 상업은행들이 우량기업대출금리를 연 7.6%에서 7.9%로 올리면서 그같은 예상은 보다 확산되고 있다.
그 직후 이라크의 침공사태로 유가가 배럴당 18달러에서 25달러이상으로 급등하고 이에 불안을 느낀 동경주가는 큰폭으로 떨어져 일경지수가 3개월만에 다시 3만선아래로 밀렸으며 채권시장도 심한 요동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일본금융시장의 불안은 지난 3일 일본정부가 일본내 쿠웨이트자산(주식 80억달러,채권 1백억달러 추산) 동결조치에 힘입어 다소 진정되고 있지만 경제전반에 어두운 그림자는 이미 드리워진 상태.
일본은 이라크와 쿠웨이트로부터 각각 전체원유수입량의 5.9%씩을 의존하고 있지만 사우디아라비아나 베네수엘라등에서 수입량을 늘리고 특히 현재 1백42억원어치의 비축원유가 있어 당장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나 물량자체 보다는 유가인상에 의한 물가불안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심상복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