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무기/이라크,세계 3위 보유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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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대이란전서 수포제 사용 위력 발휘/미사일에 장착하면 유럽까지 위험
미국등의 군사개입 압력가중으로 위기에 몰리고 있는 이라크가 「파멸」이나 다름없는 화학무기의 사용을 배제하지 않고 있어 페르시아만 전역을 공포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라크의 후세인대통령은 9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군사행동을 취할 경우 화학무기 사용을 배제 안할 것』이라고 경고한 데 이어 다량의 화학무기를 국경지역으로 이동배치중인 것으로 알려져 사용가능성을 배제키 어렵다.
핵이상으로 엄청난 살상력을 지니고 있는 화학무기의 파괴력과 종류및 실전 사용 가능성 등을 알아본다.
▷위력◁
화학무기가 지니고 있는 일반적인 특징중의 하나는 전투비용에 비해 효과가 크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핵무기 1t(위력 4메가t)의 생산비가 약 1백만달러라고 한다면 신경가스 사린(GB)은 불과 1만달러밖에 들지 않는다.
그 효과면에서도 적재량 5t인 B52 폭격기 1대가 운반할 수 있는 핵무기는 20메가t이고 이에의한 피해면적은 2백60평방㎞인데 비해 같은 양의 신경가스를 살포하면 그 피해지역은 최소한 2백60평방㎞를 넘을 만큼 위력이 크다.
▷종류◁
▲최루제=점막의 말초신경과 눈등을 자극하여 일시적으로 무력화시키며 총류탄ㆍ수류탄 또 포탄 등에 의해 발사된다.
최루제는 CN,CS,CR(미군이 사용하는 약자) 등이 있으며 CN은 1입방m의 공기중에 1g이상이 분포되면 10분이내에 사망하게 된다.
▲신경제=가장 치사성이 높은 화학제다.
신경가스에는 타분(GA) 사린(GB) 소만(GD) 등 3종 G가스와 VX가 있다.
GA의 경우 3∼4방울(70㎎)만 침투해도 경련을 일으켜 즉각 사망케 된다.
GB는 독성이 더욱 강해 GA의 4배정도로 1입방m에 1백㎎이 섞인 공기에 30초 노출될 경우 6분후에 48%,15분후에는 95%가 사망할 만큼 위력이 있다.
VX는 이제까지 생산된 신경가스중 가장 유독한 것으로 GD의 5배,겨자가스의 2천배가 된다. 더욱이 VX는 바람이 없는 곳에서는 2주간,저온지에서는 4개월간이나 살포지역을 오염시킨다.
▲무능화제=살상보다는 일시적으로 무능화시키는 무기다. 종류는 육체를 무능화시키는 것(BZ)과 정신을 무능화시키는 화학제(LSD)가 있다.
LSD는 에틸알콜의 1백만배 정도의 효력을 가진 것으로 5백g정도만 살포시키면 무려 1천만명을 무능화시킬 수 있다.
▲수포제=가스에 수분간만 노출돼도 수포가 형성되면서 내부로 침투,조직을 부식시킨다. 3∼4시간내에 실명케 되고 폐암등의 후유증을 일으킨다.
▲혈액제=산소공급을 못받게 함으로써 치사량에 노출되면 15분내에 사망케 된다. 휘발성이 매우 높아 통상 공격직전에 많이 사용된다.
▲세균무기=화학무기에 못지않은 독성을 지니고 있다.
주요한 것으로는 「로키산열병」ㆍQ열병ㆍ탄저병균ㆍ멜리오ㆍ도시스 등이 있다. 이중에 「옴」바이러스 같은 것은 1g만 있어도 약 2천만명을 발병,35∼40%를 사망시킬 수 있다.
▷이라크 보유실태◁
이란과의 전쟁때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것은 주로 수포제다.
머스타드가스(일명 이페릿가스)로 불리는 이 무기는 수포를 형성,피부를 괴멸시킨다.
이라크는 또 최근 미국이 개발한 것으로 알려진 이원화화학탄의 일종도 보유중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는 개별적으로는 독성이 없으나 운반도중 혼합,탄내의 칸막이가 파열되면서 가공할 독성을 발휘하게 된다.
이라크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화학무기의 추정량은 약 1만3천t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 3위다.
▷운반수단◁
총류탄과 포탄ㆍ항공기 투하및 미사일 등 갖가지 형태로 공격이 가능하다.
이라크가 공격에 나설 경우 주로 폭격기와 미사일을 이용할 것으로 판단되는데 한 예로 사정거리가 약 2백70㎞인 소제 스커드13미사일에 장착시키면 최소한 페르시아만에 정박중인 미 함대의 공격이 가능하다.
이라크는 그러나 자체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진 알 아비드 미사일(사정거리 2천㎞)등 각종 중장거리 미사일등을 보유하고 있어 그 피해지역은 유럽에까지 확산될 위험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김용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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