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정여단 사우디 급파/전투기도 이용/애등과 다국적군 구성 협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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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터키,이라크 원유수출 봉쇄/후세인,대미 결사항전 선언
【워싱턴ㆍ바그다드ㆍ앙카라ㆍ베이루트 APㆍAFPㆍ로이터ㆍ연합=본사 특약】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이 7일 대미 결사 항전을 선언한 데 이어 미국은 이라크군의 사우디아라비아 침공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미 본토 지상군병력 수천명과 B­52 폭격기 및 F­15ㆍF­16기 등 최신예 전투기를 사우디아라비아에 급파했다.
미 국방부 관리들은 7일 미 본토 동부해안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4천명의 공정여단 병력이 대형 C­5A 수송기로 곧바로 사우디에 공수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관리는 F­15ㆍF­16 전투기외에 B­52 폭격기도 인도양의 디에고 가르시아에서 중동으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이들 관리들은 사우디정부가 6일 체니 미 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서 미군의 사우디 영내 공군기지 이용을 허락함에 따라 미 공군및 공정대의 파견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후세인은 7일 TV방송을 통해 『이라크는 아랍의 명예를 위하여 싸우고 있으며 굴복하기 보다는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다』고 선언,미국등 외국의 군사적 압력과 경제제재조치에도 불구,항전의사를 분명히했다.
미 국방부 관리는 사우디에 파견되는 미군 병력및 장비가 대이라크 다국적 군대에 소속돼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체니국방장관은 7일 이집트를 방문,무바라크대통령에게 다국적 군대 구성을 촉구하고 항모 아이젠하워호의 수에즈운하 통과를 요청,이의 협조를 받았다.
미 국방부 관리는 이번 사우디에 파견되는 미군부대는 ▲노스캐롤라이나주 포트 브래그기지의 제18공정대 ▲조지아주 포트 스튜어트의 제24 기계화사단 ▲켄터키주 포트 캠벌의 제101공정사단 병력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바논의 한 보도는 체니 국방장관의 이집트 방문직후 이집트군과 모로코군이 이미 사우디에 지원차 파견됐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미국의 군사적 집중배치에 이어 터키는 지중해 연안 항구의 이라크산 원유선적을 금지시킴에 따라 이라크의 원유수출량 절반이상이 봉쇄됐다.
미국은 터키의 이라크 원유송유관 폐쇄 추진에 이어 사우디에 대해서는 아라비아반도를 가로질러 홍해 일부로 이어지는 이라크 송유관 폐쇄를 촉구하고 있다.
이에앞서 이라크는 7일 이라크및 쿠웨이트 거주 외국인들이 요르단을 통해 출국하는 것을 허용한다고 말했으나 다음날인 8일 외국인의 출국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라크 주재 외국대사관 직원들도 이라크내 유엔 관리들이나 외국공관원들만의 출국이 허용되고 있으며 다른 외국인들은 출국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7일 바그다드의 한 호텔에 미국인 39명이 현재 억류돼 있다고 밝혔다.
◎아랍연합군 만들 의도
▷다국적군◁
체니 미 국방장관이 7일 결성을 촉구한 「다국적군」은 미국이 영ㆍ불ㆍ소 등과 공동으로 대이라크 봉쇄를 펴려는 데 이어 아랍국 자체내에서도 연합군을 만듦으로써 미국의 「집단대응」 전략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만약 이 다국적군이 구성된다면 그동안 이라크와의 무력충돌을 꺼려왔던 사우디는 선봉에 나서지 않을 수 없으며 역시 소극적 대처만을 해왔던 나머지 GCC(페르시아만 협력회의) 국가들이 주축을 이루게 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이들외에 다국적군에 참여를 결정한 서방국은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사태의 전개여하에 따라 다국적군은 소수연합의 성격을 넘어 유엔군과 같은 대규모 「십자군」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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