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담보대출 늘린 이유 있었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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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이 은행 영업수익에 11%가량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의 지난해 영업수익이 64조4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주택담보대출로 은행들이 받는 이자만 연간 7조원을 넘어선다.

주택담보대출이 이처럼 은행의 '돈줄' 역할을 하는 탓에 당국의 규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23일 국회 정무위의 서혜석 의원(열린우리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6월말 현재 우리, 국민 등 6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의 영업수익 기여도(담보대출 수입이자/전체 영업수익)는 평균 11.36%로 집계됐다.

은행의 영업수익은 일반 제조업체의 순매출액과 비슷한 개념으로 이자와 수수료 수익, 외환거래 이익 등이 포함된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이 19.89%로 가장 높았고, 신한은행(조흥은행 미포함)과 우리은행이 12.49%와 10.84%로 뒤를 이었다. 국민은행(76,800원 200 +0.3%)과 농협중앙회는 각각 8.47%와 8.92%를 보였다.

일부는 지난해 말 보다 높아졌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9.03%에서 1.81%포인트, 농협은 7.05%에서 1.87%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반면 하나은행은 같은 기간 3.99%포인트, 신한은행 역시 0.60%포인트 떨어졌다.

서 의원은 "주택담보대출이 정부의 제도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줄지 않은 것은 영업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라며 "담보대출 억제와 함께 다른 수익원을 발굴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올 1월 3000억원에 불과했지만 4월말 3조1000억원으로 급증했다. 6월 2조2000억원으로 축소됐지만 최근 다시 확대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관련 위규 사례도 계속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해 7월 2448건, 803억원 규모의 위규 사례를 적발한데 이어 올 2월 542건 381억원, 6월에는 67건, 177억원 규모를 추가로 확인했다.

한편 금감원 관계자는 "수익기여도의 경우 비이자 수입 비중이 높은 은행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 은행의 경영 상황을 나타내는 지표로는 사용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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