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태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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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임신중의 일상 생활과 정신 상태는 임신부와 태아의 생리 작용에 많은 영향을 미치므로 임신 중에는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의학에서는 이같은 임신중의 주의를 태교라 한다. 임신부가 정신을 수양하고 말과 행동을 조심함으로써 태아에게 좋은 교육을 주려는 정신적인 태교와 물질적인 태교로 나눈다.
정신상의 주의를 「양성정」, 음식물에 대한 주의를 「식기」, 일상 생활 상의 주의를 「기거기」, 약물의 주의를 「약기」, 치병상의 주의 및 안태법·유산 방지법을 「고태량법」이라 하여 광범한 내용을 포괄하고 있다.
『부인량방대전』이란 책에 따르면 『임신 3개월째는 형상이 생기기 시작하는 시기기 때문에 사물에 감동하면 쉽게 변화할 수 있으므로 성생활과 기거를 근신해야하며 기름지거나 맛있는 것을 지나치게 섭취하지 말고 성정을 잘 다스려야한다고 돼 있다. 또 귀로는 음란한 소리를 듣지 말 것이며, 눈으로는 나쁜 것을 보지 말고, 입으로는 바른 말을 하고, 몸은 올바른 행동만 하라고 했다.
한편 발을 옮길 때도 반드시 천천히 할 것이며, 바른 자세로 서고, 앉을 때도 아랫배에 무리가 가지 않게 하며, 누워서도 한쪽으로만 오래 있지 말아야 한다.
이밖에 복대를 하되 수시로 풀어서 늦춰 주어야 기혈이 막히지 않고 경락이 움직여 모체와 태아의 기가 서로 유통하므로 건강케 된다고 했는데 이것으로 태교 사상의 대강을 이해할 수 있다.
「양성정」은 임신 중 정신 생활상의 주의를 말하는 것으로 한의학 태교 사상의 독특한 일면을 나타내고있다. 이는 『임신 중 감정의 변화가 심하면 태아에게 이상을 가져오고 약을 써도 효과를 보기 어려우니 모름지기 자연의 성정을 수양하면 모체와 태아가 편안하게 된다』고 요약할 수 있다.
임신 중 먹으면 좋은 음식으로는 붕어·해삼·뱀장어·은어·어유·잣·참기름·홍합·연밥·연꽃의 열매 등이 있는데 이는 모두 고단백식이다. 또 음식은 담백 청허 (맑고 깨끗함)해야하며, 탁하고 자극적이어서는 안된다.
임신부는 너무 배부르거나 술에 취하지 말아야 한다.
임신 중 금해야 할 식품으로는 양고기·잉어회·개고기·오리고기·오리알·토끼고기·게·비늘 없는 생선·소라·오디·술·담배·생강·마늘·버섯·율무 등을 들고 있다.
흔히 토끼고기를 먹으면 언청이가 된다고 하는데, 토끼고기는 시고 찬 기운이 있어 오래 복용하면 나쁘다고 보나 언청이가 된다는 확실한 연관성은 찾기 어렵다.
문헌에는 임신 중 금해야 할 약물도 기재돼 있는데 이는 주로 지나친 양을 사용할 경우 유독하거나 유산의 우려가 있다는 것이며 소량 쓰는 것은 별문제가 없다. 임신 중 복용하면 유산을 방지하며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돕고 순산케 하는 처방이 많으므로 한약 사용을 무조건 기피하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해 복용하는 것이 좋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은 태교를 중시했는데 요즘 조기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태아 교육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음을 볼 때 정신 신체 의학 내지 우생학적 차원에서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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