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한중 정상회담 주선 제의/11월 일왕 즉위식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노대통령ㆍ강택민 등 초청/회담 보장된다면 수락 검토 정부
일본정부는 오는 11월 아키히토(명인) 일왕의 대관식에 노태우대통령이 참석한다면 중국의 강택민총서기나 양상곤국가주석과 한중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주선하겠다는 의사를 우리 정부에 전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1일 『일왕 대관식에 중국의 강택민등 정상급 지도자가 참석하도록 교섭하고 있는 일본정부는 이것이 성사될 경우 대관식 참석을 계기로 한 한중 정상회담을 주선하겠다며 지난 6월부터 비공식경로를 통해 노대통령의 대관식참석을 간절히 요청하고 있다』고 밝히고 『한중 정상회담 성사를 일 정부가 보장한다면 총리를 파견하려던 계획을 바꿔 대통령의 직접 참석을 검토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일본은 천안문사태 이후 계속되고 있는 대중국 경제제재조치에도 불구,이달부터 54억달러의 차관을 공여하겠다고 지난 7월 휴스턴 서방 7개국 정상회담에서 일방 발표하는등 중국과 급속한 관계회복을 해나가고 있다』고 전제,『중국은 지난 89년 히로히토 전왕의 조문사절로 전기침외교부장을 보냈었으나 일 중 관계개선 분위기로 보아 고위지도자를 파견해 달라는 일본정부의 강력한 요청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당국자는 『왕의 대관식은 세계 각국의 정상급 지도자가 함께 모여 정상외교를 벌이는 고급 사교장이 되는 게 관례』라고 말하고 『정부는 이에따라 강영훈총리를 파견하려던 당초 방침을 유보,일중간의 교섭을 지켜보고 있으며 참석자 통보를 늦추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정부는 지난 6월말까지 일왕 대관식 참석자를 통보해 줄 것을 각국에 요청,7월말 현재 미국의 퀘일부통령,영국의 찰스황태자,필리핀의 아키노대통령 등 1백3개국이 참석자를 통보해 왔는데 우리나라와 중국ㆍ소련만 참석자 발표를 늦추고 있다.
아키히토 일왕의 대관식은 오는 11월12,13일 이틀간 일본 동경의 왕궁에서 열리며 세계 각국의 축하사절들은 대관식을 전후해 4∼5일간 동경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