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곡 류 여름 성수기 타고 강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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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장마비가 오락가락 하는 가운데 휴가철 매기를 타고 통조림 값이 슬쩍 올랐다.
18일 통조림 도매집산지인 경동 시장 상가에 따르면 화채재료로 즐겨 쓰는 각종 과일통조림과 야외에서 많이 따는 생선·햄 통조림 가격이 최근 보름 새 통당 50∼2백원씩(도매가 기준)올라 거래되고 있다.
역시 예년 수법 그대로 6월 중순께부터 한동안 출고가 뜸해진 뒤의 일인데 동네 일반소매상에서는 여기에 다시 몇 백원씩을 붙여 받고 있어 소비자들이 실제 느끼게 되는 부담은 보다 크다.
특히 올해는 그동안 수입품범람 및 메이커간의 치열한 경쟁 등으로 여간해서는 가격이 오르지 않던 참치·햄 제품까지 일제히 올라 있기도 하다.
경동 시장 도매시세를 보면 꽁치통조림이 1천7백원에서 최근 1천9백원(유명사 제품기준·내용 량 4백259)으로 2백원 오른 것을 비롯해 골뱅이가 3천→3천2백원, 황도복숭아 통조림이 6백50→7백원, 포도통조림이 7백→8백원으로 올라 거래되고 있으며 햄과 번데기통조림도 각각 1천1백→1천2백원(2백g용량), 4백50→5백원(1백60g)으로 인상됐다.
1백90g 통 당 도매로 8백원선인 참치의 경우도 최근 공급가 인상으로 가격이 들먹이고 있으며 고등어통조림(4백25g·7백50원·유명제품 기준)은 아예 보름이 넘게 물건공급이 끊긴 상태라는 것.
여름철 시들한 입맛을 보충하기 위해 밥에 놓아먹거나 미숫가루 재료로 쓰는 관련 잡곡 류 값이 올해는 무척 비싸다.
잡곡 류는 최근 건강식에 대한 관심증대로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는 하나 수요·공급이 거의 일정한 편이라 다소의 물량변화에도 시세의 오르내림이 심한 게 특징인데 작년, 재작년 잡곡 값이 워낙 쌌던 관계로 재배농가가 줄어 여름 성수철로 접어들면서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는 것.
특히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현미·율무·차조 등의 경우는 작년 여름보다 거의 두 배가 넘는 수준까지 올라 거래되고 있다.
18일 중앙시장의 소매시세를 보면 지난해 9천 원(8㎏ 말 당)하던 차조가 요즘은 2만7천 원을 줘야 사며 율무도 7.5㎏ 한말에 3만8천 원으로 1만5천 원 선이던 작년 시세와는 비교도 안되게 올라 있다.
현미는 8㎏ 말 당 멥쌀이 1만원(작년 9천 원), 찹쌀이 1만6천 원(1만원)선.
미숫가루재료는 애용되는 수수, 검은콩(일명 약 콩)의 경우도 7.5㎏정도 한말에 각각 1만5천 원, 2만4천 원 선으로 올랐으며 역시 섞어 쓰는 검정 깨도 말 당 4만5천 원을 줘야 산다.
다만 기장쌀의 경우 몇 년 간 워낙 시세가 올라 지난해 공급물량이 늘면서 8㎏ 말 당 비쌀 때 3만5천 원 가던 게 요즘은 1만9천 원으로 떨어져 있다.
햇고구마가 선보였다.
이번 주 들어 시장에는 전남 등지에서 캐 올라온 붉은 고구마들이 출하되기 시작했는데 이상기후 탓에 예년보다 20일 정도 철이 늦었을 뿐 아니라 장마로 산지작업마저 부진해 물량은 그리 풍성치 못하다. 때문에 시세도 지난여름보다 많이 올라 있다.
4㎏ 관 당 시세를 기 준할 때 밤고구마라 할 상품이 8천 원 선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6천 원 선이던 작년 출하 초보다 크게 오른 것.
마늘·고추뿐 아니라 산에서 나는 각종 임산물의 집산지로도 유명한 경동 시장에는 이러저러한 약초 류가 연중 끊이는 법이 없다.
최근 많이 선보이고 있는 것은 식욕이 떨어지거나 소화기계통에 문제가 있을 때 민간요법으로 쓰는 익모초.
시세는 두 번 정도 생즙을 내먹을 수 있는 정도의 작은 한단(7백50g정도)이 8백원선.
역시 소화기계통에 효험이 있고 향 미가 좋다 하여 술 담그기 재료로 선호되는 매실은 4㎏관 당 3천 원으로 끝물에 있으며 신경통에 좋다는 과실주 재료인 잣과 솔방울도 관 당 2천5백∼3천 원으로 요즘 한창 싸다. <박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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