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찾은 6·25관련 필름 "생생한 자료" 500시간 분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KBS가 3년에 걸친 준비와 취재끝에 제작한 6·25 40주년 기념 대형다큐멘터리 『한국전쟁』10부작이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있다.
18일부터 매일 밤10시 KBS-lTV에서 연속 방송되고 있는 『한국전쟁』은 한국방송사에 남을 갖가지 기록을 세웠다.
88년 구성된 KBS 「6·25특집 제작반」은 이 프로를 제작하기 위해 지금까지 3년간 각국에서 45년에서 54년사이에 촬영된 한국전쟁관련 영상자료를 5백시간분량 가량 수집했다.
특히 미국국립기록보존소·맥아더 기념관·NBC-TV 자료실등 9개 기록보관소, 영국의 B BC·비즈뉴스, 프랑스의 영상자료보관소인 「파트 시네마」, 일본의 NHK 인터내셔널등에서 찾아낸 6·25관련 필름들이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국내 최초로 공개되게 됐다.
특히 「6·25특집반」이 지난해 12월 미국국립기록보존소에서 찾아낸 「38도선분할지도」는 학술적으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
이 지도는 해방직전인 45년8월11일 미국의 3성 조정위원회가 한반도의 38도선을 지나 일본을 포함하는 지역을 미국의 점령지로 설정한 최초의 결정적 자료로 인정되고 있다.
또 일본인들이 6·25 당시 동해안의 지뢰제거작업에 참가해 전쟁에 간접적으로 관여했음이 당시 참여자의 증언을 통해 새로 밝혀졌다.
이같은 새로운 역사적 발견들은 『한국전쟁』의 제6편·「또다른 전쟁」(25일 방송)에 자세히 소개된다.
6·25의 주역들인 백선엽·이상조씨등 남북한의 정전회담 대표들과 당시 유엔군사령관 벤 플리트장군, 미군장교 딘 러스크씨등과의 직접 인터뷰를 통한 생생한 증언과 회고도 들을 수 있고 북침설을 주장했던 『한국전쟁의 전개과정』의 저자 부르스 커밍스를 비롯, 국내외 권위있는 학자들의 역사적 해석도 직접 듣게된다.
KBS 6·25 제작반은 『전세계에 흩어진 한국전쟁관련 자료는 거의 모두 수집했다』고 밝히고 『모든 영상자료들을 컴퓨터에 입력, 앞으로 관련 프로그램들에 계속 사용할 방침』이라고 말하고 있다.
10여년간 KBS에서 6·25다큐멘터리만 기획·제작해온 「6·25특집반」 반장 강대영PD는『미국 국립기록보존소에서 지난 80년 한국전쟁관련 필름들을 다량 발견하게돼 이 프로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고 말하고 『한국 현대사의 가장 중요한 시기를 영상프로그램화해 기록하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자평했다.
『한국전쟁』은 국내 최초로 음악 감독제를 실시, 영화음악제작처럼 음악부문을 전문화했다.
특히 백상예술대상 기술부문 음악상을 받기도한 작곡가 강인구씨(27)가 서양음악과 함께 가야금·아쟁·타악기등 국악기를 사용한 배경음악을 삽입, 이 프로그램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다. <채규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