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북 화대' 핵실험 이유 따로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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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북한 지하핵실험 강행, 국가정보원은 수평갱도 방식으로 핵실험을 한 것으로 잠정 판단. 수평갱도 방식 지하핵실험 개요도.(서울=연합뉴스)

9일 오전 10시35분 함경북도 화대군에서 리히터 규모 3.58의 지진파가 감지됐다. 정부와 관련국은 북한의 핵실험에 따른 지진파로 보고 분주히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이어 북한 정부는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지하 핵시험에 성공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정부는 당초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그 장소는 함북 길주군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지만 정작 징후가 나타난 곳은 화대군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왜 기존에 유력한 곳으로 점쳐졌던 길주군이 아니라 화대군일까.

전문가들은 그 이유에 대해 화대군 무수단리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기지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국정원은 정보위 전체회의 보고에서 "핵실험이 이뤄진 곳은 길주군 풍계리에서 30㎞ 동쪽으로 떨어져 있고, 지난번 대포동 2호 미사일을 발사한 화대군 무수단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서북쪽으로 얼마 떨어지지 않은 360m 높이의 산 지하인 것으로 잠정 판단하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정형근 한나라당 의원이 밝혔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것은 북한 핵실험이 미사일 발사장에서 불과 360m 떨어진 곳에서 이뤄졌다는 점이다.

북한은 1998년 8월31일 '대포동 2호' 미사일을 쏘아올렸다. 대륙간 탄도미사일인 대포동 2호는 미국 서해안 지역까지 도달할 수 있는데다 핵무기 탑재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핵실험이 이뤄진 화대군이 무수단리 미사일 발사 기지와 거리상 멀지 않다는 것은 핵과 미사일 합체 가능성도 멀지 않다는 이야기로 풀이된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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