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원으로 3년만에 1억 만든 비법

중앙일보

입력

[압구정동 교주의 실패없는 몰빵투자]②종목발굴과 돈벌기

"최고의 저평가 종목으로 행복 투자"

첫 애가 늦게 생겼다. 빚을 갚고 한숨 돌리고 있는데 아내가 외로움을 달래라는 배려였는지 200만원을 주며 '당신 좋아하는 투자를 한번 해보라'고 했다. 이게 새로운 출발의 시작이었다. 당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불꽃이 튀었다. 1억까지 불리는데 3년이 걸렸다. 4개 종목에 투자했다. 언제나 100%이상의 수익률을 냈다.

◇200만원이 3년 만에 1억원으로=그는 남들처럼 전문서적을 보고 신문도 참고한다. 전자공시에 들어가 재무구조를 점검하는 것은 기본이다. 이를 통해 이 종목이 비싼 이유, 저 종목이 싼 이유를 하나둘 분석해간다. 회사는 '아닌데' 주가는 비싸고 회사는 좋은데 주가는 싼 종목이 하나둘 구분됐다. 이 작업을 10년간 했다.

매력적인 종목이라고 최종 판단이 서면 서슴지 않고 '몰빵'을 했다. 분산투자는 없었다. 몰빵과 동시에 그는 다른 종목을 찾기 시작했다. 돈이 없어도 종목은 찾았다. 그래서 돈이 생기면 다시 100%를 투입하기를 반복했다.

◇실전 사례, 초저평가 종목 발굴과 함께 벌기= 실전 사례도 솔직하게 들었다. 그는 좋은 종목을 찾으면 이를 감추지 못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적극 알렸다. 자신의 처지에 맞는 투자를 해 돈을 벌라고 권유하기를 망설이지 않았다.

대표적인 예가 중소형 철강사인 S사. 2004년 초, 이 회사 주가가 500원에서 600원 할 때였다. 액면가 근처였다. 어느 날 S사는 분기이익이 30억원(현재 자본금 78억원)이 넘었다는 공시를 했다. 회사에 전화해보니 반기와 연간 실적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놀라운 실적호전이었다. 그래서 몰빵을 했다. 당시 그는 한 장의 팸플릿을 직접 작성했다. 자신이 회장으로 있던 투자클럽 명의로 작성한 유인물이었다. 유인물 내용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투자클럽 투자종목 안내>

'(전략) 아래 종목을 보시고 가능성을 타진하십시오. 종목명 공개불가, 액면가 500원, 자본금 85억원, 현재가 700원 전후. 이 회사는 1978년 설립돼 2001년 공모가 2300원에 등록된 후 2001년 24억, 2002년 34억, 2003년 3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습니다. 2004년1월에서 3월까지 3달동안만 순이익이 35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의 실적이 이루어지고 있는 초저평가 회사입니다.

작년에 이 회사는 주당 60원의 배당을 실시하였습니다. 올해는 사상최대의 실적으로 최고의 배당도 기대되는 회사입니다. 회사관계자와의 수십 차례에 걸친 통화에서도 실적에 걸맞는 배당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지금 이 회사에 투자하시면 은행 금리의 5배 이상의 배당금과 실적에 따른 주가상승 이익까지 보너스로 챙기실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위 종목 외에도 절대적으로 저평가된 종목을 분석하여 투자중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ㅇㅇㅇ 클럽으로 문의 바랍니다'

유인물은 '주식으로도 안정적으로 고수익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는 말로 시작했다. 교주는 이 유인물을 동네 이곳저곳에 뿌리고 다녔다.

그는 이처럼 확신이 서는 종목은 주변 사람에게 적극 사라고 한다. 혼자 돈 벌기보다 다 같이 벌 수 있으면 더 좋다는 생각에서다. 주유원, 동네 수퍼마켓 주인, 이비인후과 의사도 예외는 아니다.

교주는 한 종목을 선택하면 반드시 경쟁업체와 비교를 한다. 중소형 철강주였던 이 종목을 선택하고 그는 다른 수십 개의 중소형철강주와 이익률, PER 등을 철저하게 점검했다. 그가 만든 분석 테이블은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보다 치밀했다.

그는 "가장 안전하고 제일 돈벌기 쉬운 게 주식이다. 국민은행이 망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내가 산 주식은 국민은행보다 재무구조가 좋다. 일시적으로 내려갈 수 있지만 그래도 얼마나 빨리 많이 오를 지만 생각한다. 하락은 생각하지 않는다, 불가능하다"고 힘주었다.

1년 뒤 S사는 2400원 위로 올랐고 교주는 고점 수준에서 주식을 처분했다.

◇실적 없는 테마주투자자는 정신병자= 교주는 "오늘도 P기업에 대해 물어보는 투자자가 있었다. 거래가 활발하고 인기가 있는 종목이다. 그러나 P사는 최근 몇 년동안 이익을 낸 적이 없다. 그런데도 이상한 테마에 편승하며 정보가 돌고 있고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인다. 이런 종목을 사는 사람을 좀 심하지만 정신병자라고 부른다"고 비판했다. 기업가치가 우선이지 말도 안되는 테마와 정보는 독이기 때문이다. "잘 살기 위해 주식투자를 하는데 오히려 먹으면 죽는 독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미치지 않고는 이런 선택을 할 수 없는 게 아니냐"고 그는 지적했다.

교주는 현재 7개 정도의 중소형주에 몰빵을 한 상태다. 3% 넘게 사면 대주주로 분류돼 세금문제가 복잡해져 사고 싶어도 그 이상은 사지 않는다고 한다. 주위에서는 5%이상을 사서 공시를 한 후 해당기업의 경영개선을 요구하라고 하지만 그는 시끄럽게 투자하고 싶지는 않다. 좋은 종목을 사서 조용히 기다리면 된다는 것이다.

<머니투데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