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高 단계적으로 평준화 풀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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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평준화 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공립고는 평준화를 유지하되 사립고는 단계적으로 평준화의 틀에서 풀어줘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됐다. 여건을 갖춘 사립학교의 경우 학생 선발.교육과정 운영에 자율성을 부여해 '학력 하향 평준화'를 극복하고 제대로 인재 양성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23일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마련한 '고교평준화 정책 적합성 연구 토론회'에서는 1974년 도입된 평준화가 일부 성과에도 불구하고 폐해가 적지 않다며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들이 잇따랐다.

토론자로 나선 포철고 강석윤 교사는 "평준화는 학생의 학교 선택권을 제한하고 교육의 질적 저하를 가져 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공립학교에 대한 평준화 정책은 그대로 유지하되 사립학교에 대한 국가 통제와 획일적 관리는 서서히 풀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법인 일주학원 정일득 행정실장도 "대중교육을 위한 보통교육만 강조하는 획일적인 '평준화의 틀'을 이제는 해제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당장 전면 해제가 어렵다면 개인 차를 고려한 수월성 교육 등을 통해 인재 양성을 하겠다는 교육 의지와 여건을 갖춘 사립고에 대해 우선적으로 평준화를 해제하고 사학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EDI의 윤종혁 연구위원은 "평준화의 기본틀은 유지하면서 교육의 질과 우수인재 육성의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화수초등학교 최정하 교사는 "고교평준화에 대해 과외유발과 학력저하, 학교선택권 제한 등 문제점 지적이 있지만 인과 관계가 명확지 않은 예가 많다"며 "평준화는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이명균 선임연구원은 "현실적으로 평준화 정책을 완전 폐기하기는 어려운 만큼 평준화 정책의 장점과 성과를 극대화하면서 문제점들을 보완해 나가는 게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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