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력ㆍ전문직ㆍ도시거주 젊은세대 아시아의 「여피」 날로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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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엄청난 소득 넉넉한 소비생활/기존 마키팅전략 큰변화 불러/미 포천지 특집보도
여피(YUPPIE)­.
84년 미국에서 「고학력ㆍ전문직종ㆍ도시거주의 젊은 세대」를 일컫는 신조어로 등장했던 이 말이 요즘 미국인들의 시각에 의해 서울ㆍ대북ㆍ싱가포르ㆍ방콕ㆍ홍콩의 젊은이들에게 적용되고 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천은 최근호에서 「아시아의 새로운 여피들」이란 표지기사를 싣고 이들의 소득ㆍ소비ㆍ여가생활ㆍ성장환경ㆍ결혼관 등과 함께 이들을 대상으로한 기업의 판매전략 등을 개괄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우리로서는 별로 새로운 얘기가 아니며 또 당장 노사분규 등의 갈등과 진통이 계속되는 마당에 낯뜨겁게 느껴지는 면도 있지만 포천이 그려낸 여피는 분명히 우리 사회의 또 하나의 현실이긴 하다.
외국인의 시각에 비친 아시아 여피들의 모습을 소개한다.
◇소득과 직업=대북의 한 젊은 맞벌이 부부,연간 소득 약7만달러로 대북시민 평균소득의 10배,남편은 30세의 성형외과의사,29세의 부인은 영어 라디오방송의 섭외국장.
서울의 32세 변호사,연간소득 3만2천달러,역시 서울의 26세 소아과 레지던트,1년후인 연간 2만2천∼3만달러의 소득을 기대.
현재 미국여피들의 평균 소득 약5만달러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나 아시아 여피들의 소득은 매년 15∼20%씩 늘고 있음.
◇소비ㆍ여가생활=대북의 부부는 『우리는 은행잔고에 그리 신경을 쓰지 않는다. 우리는 사고 싶은 것을 산다』고 말하고 있음.
서울의 27세 변호사가 『자가용은 필수품』이라고 말하듯 대부분의 아시아 여피들은 내집마련보다 자가용 소유가 우선.
비싼 해외여행을 즐기며 골프ㆍ스키ㆍ헬스클럽 등 웬만한 소득으로는 엄두도 못내는 레저를 즐김.
◇성장환경ㆍ가치관=서울의 한 사회학과 교수는 『이들은 6ㆍ25의 쓰라린 기억이 전혀 없이 자랐다』고 지적하고 있음.
이들은 경제적 궁핍을 경험하지 않았으며 중매결혼ㆍ조혼을 싫어하고 자기주장이 강함. 휴일근무는 철저히 배격하며 부모를 모시는 독신을 택하는 경향도 강함.
◇기업전략=이들의 놀랄만한 구매력을 노리는 기업들이 늘고 있음.
이들은 특히 외국 유명상표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기존의 마키팅전략으로는 이들을 상대할 수 없어 혼란을 겪는 기업도 많음.
요컨대 이들은 새로 형성되고 있는 「무서운 고객」들이나 생명보험등 이들에게 아직은 크게 먹혀들지 않는 서비스산업도 있음. 서울의 28세 회계사는 『우리는 미래의 궂은 일에 대해 쓸데없이 걱정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고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생명보험을 「죽음의 보험」으로 인식하고 있음.
◇여피들의 세력=싱가포르의 한 회사는 일본ㆍ인도를 제외한 아시아지역의 20∼39세 인구가 70년대의 4억2천5백만명에서 2000년대에는 6억명으로 늘 것으로 추정하고 이들을 대상으로한 제품개발ㆍ판매전략에 주력하고 있음.
반면 같은 기간동안 미ㆍ일ㆍ유럽의 20∼39세 인구는 1억9천6백만명에서 1억6천3백만명으로 줄 것으로 추정.<김수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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