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왕 충분한 사과보장 없는한 노대통령 방일 반대/이 광복회장 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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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광복회 이강훈회장은 22일 오전 9시 서울 여의도광복회관에서 노태우대통령의 방일과 관련,기자회견을 갖고 일왕의 한국침략에 대한 충분한 사과가 보장되지 않는한 방일을 반대한다고 밝히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서한을 노대통령에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이회장은 회견에서 『일왕의 한국침략에 대한 사과문제를 놓고 주체·수준·내용에 관해 일본정부가 논란을 계속한다면 노대통령이 일본 방문을 취소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이로인해 발생할 어떠한 불행한 사태에 대한 책임도 전적으로 일본정부측에 있다는 사실을 엄숙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회장은 『수백만 우리민족을 일왕의 이름으로 학도병·징병·징용·정신대 등으로 강제 동원해 박해·살상한 죄과를 외교거래로 대두시켜 정당화하려는 일본정부를 일제침략의 총칼앞에 무참히 희생당한 60만 순국선열및 애국동포의 피의 이름으로 규탄한다』며 『일왕은 진심으로 무릎을 꿇고 과거의 죄과를 백일하에 사죄해 용서를 빌어야 마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광복회원 3백여명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파고다공원에서 일왕의 한국침략에 대한 명확한 사과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인 뒤 대표들이 일본대사관을 방문,항의서한을 전달키로 했다.
광복회 강원도지부(지부장 유연익)는 22일 오전 9시 춘천시 효자1동 도지부 사무실에서 성명을 발표,『일왕의 정식사죄가 없는한 노대통령의 방일을 적극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반핵·반공해평화연구소 등 반전평화운동 6개 단체도 22일 오전 서울 종로5가 기독교회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태평양전쟁에 동원돼 피해를 본 한국인에 대한 일본의 사죄와 보상없이 노태우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는 것은 사대굴욕외교』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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