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점령지서 유혈사태/아랍인에 총기난사…7명 숨져/이스라엘청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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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격렬시위 일어나 6백여명 부상
【리숀 레치온(이스라엘) 로이터ㆍAP=연합】 군복 차림의 이스라엘 청년 1명이 20일 텔아비브 근처에서 팔레스타인인 노동자들에게 자동소총을 난사,7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한 사건이 발생하자 이스라엘 점령지역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의 격렬한 시위가 벌어져 이스라엘군이 발포,또다시 다른 팔레스타인인 7명이 사망하고 6백여명 이상이 부상하는 유혈사태가 벌어졌다.
이는 29개월전의 팔레스타인인 봉기 이래 최악의 사건중 하나로,이스라엘 보안소식통들은 이를 계기로 최근 몇달동안 잠잠했던 점령지역의 폭력사태가 격화되어 이스라엘과 아랍간의 새로운 대결이 유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군복을 입은 21세의 이스라엘인이 텔아비브 교외의 리숀 레치온에서 건축공사장에 일하러온 아랍인들에게 신분증을 조사한다며 일렬로 세워놓고 M­16 자동소총을 난사한데서 비롯됐으며 이때 희생자들은 그를 군인으로 알고 그의 지시에 따랐던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청년은 보안군이 헬기를 동원,수색한 결과 체포됐는데 이스라엘 경찰은 그가 『아랍인들에 대한 증오 때문에 정신착란을 일으킨 자로,불명예제대한 민간인 신분이며 착용한 군복과 무기는 현역 군인인 그의 형의 것이었다』고 밝혔으며 샤미르 이스라엘 총리는 이 사건을 미친 사람이 저지른 극악한 범죄라고 해명했다.
이사건과 관련,아라파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은 「이스라엘인의 아랍인 대학살」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 소집을 요구했으며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군의 자제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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