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년 전 사라진 '베이징원인' 일본 왕실 지하 창고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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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년 전에 감쪽같이 사라진 베이징원인(北京原人)의 두개골 화석은 도대체 어디에 있을까. 후보지는 일단 세 곳으로 압축됐다. 지난해 7월 설립된 중국의 '베이징 원인 두개골 화석 수색 공작위원회'의 양하이펑(楊海峰) 주임(위원장)은 27일 "자료에 대한 서면 검토와 현장 조사 결과 ▶1941년까지 두개골 화석이 보관됐던 베이징 셰허(協和)의원 ▶톈진(天津)의과대학 ▶도쿄 왕궁 지하실 등 세 곳에 두개골 화석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톈진의과대학은 옛날 미군이 머물렀던 6동 건물을 82년 수리하던 도중 지하에서 여러 개의 콘크리트 상자를 발견했으나 당시 이 상자를 열어 볼 적당한 공구가 없어 그대로 방치했다는 건설 관계자의 증언에 따라 후보지로 채택됐다.

도쿄 왕궁 지하실이 선택된 것은 18년간 베이징원인의 화석을 추적해 온 미국의 전문가 2명이 최근 탈고한 '황금무사'란 저서를 통해 "베이징원인의 두개골 화석과 기타 보물이 모두 도쿄 왕궁 지하실에 은닉돼 있다"고 지적한 데 따른 것. 일본의 한 고고학 교수도 지난해 12월 발표한 논문을 통해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헌병대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화석은 2개의 상자에 실려 베이징 헌병대에서 상하이(上海) 헌병사령부로 옮겨진 뒤 도쿄로 후송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 베이징원인=1926년 스웨덴의 지질학자 요한 군나르 안데르손이 베이징 교외 저우커우뎬(周口店) 석회암 지대에서 발견한 치아.화석 등을 토대로 50만 년 전에 존재한 것으로 확인된 인간. 41년 진주만 공습이 시작된 직후 일본이 중국 내 미군 기지를 모두 점령하는 과정에서 실종됐다.

베이징=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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