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필 혹평받은 盧캠프 출신들 "정말 정치 이상하게 하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후보 경선캠프 출신들과 민주당 유종필(柳鍾珌.사진)대변인 간의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柳대변인이 연일 한솥밥을 먹던 과거 경선캠프원들을 맹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21일에는 안희정.이광재.이기명씨 등 盧대통령 캠프 주축들, 김원기.이해찬.정동채.천정배 의원 등 盧대통령 측근 의원들에 대해 인물평을 했다. 千의원과 사표를 제출 중인 이광재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제외하곤 모조리 혹평이었다.

이에 대해 경선캠프 출신인 김만수(金晩洙) 전 청와대 비서관은 22일 "정말 정치를 이상하게 한다. 불과 1, 2년 같이 지낸 걸 갖고 사람을 평가하고 매도하는 것은 대단히 경솔한 일이자 정치 도의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발끈했다.

그러나 '음모적이고 권력지향적'이라는 모진 평을 柳대변인에게서 받은 안희정씨는 일절 무대응하는 모습이다. 이날 安씨와 만났던 한 경선캠프 출신은 "싸움을 만들어 자기를 띄우려는 전략 같은데 굳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날품을 팔다시피해 어렵게 정치해온 사람을 정치적 의도를 갖고 흠집내도 되느냐"고 흥분했다. "원래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사람이었으니…"라는 격한 얘기도 나왔다.

柳대변인의 공격대상에 추가됐던 통합신당 의원들도 맞대응은 피했다. 김원기 창당주비위원장은 柳대변인 발언에 대해 "걔 얘기까지 내가 해야 되나"라고 불쾌해 했다.

파문이 커지자 柳대변인은 "내가 한 얘기 중 절반 이상이 왜곡.과장돼 전달됐다"고 주장하면서 "대변인을 그만두고 싶다"고 한발 물러섰다.

강민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